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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절대로 미국을 건들지 못한다 [기자수첩-국제]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3.03.17 07:00 수정 2023.03.17 07:00

지난 14일 美 무인기, 러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

美 "러 공격적 행동 한층 격화…규탄"

러 "美가 출입금지구역 침범…대화는 할 것"

아나톨리 안토노프(가운데) 주미 러시아 대사가 14일 미국 워싱턴DC국무부에서 캐런 돈프리드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와 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나톨리 안토노프(가운데) 주미 러시아 대사가 14일 미국 워싱턴DC국무부에서 캐런 돈프리드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와 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A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정찰 비행을 늘리고 러시아는 전투기로 힘을 과시하며 대응하는 상황이 반복되며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최근 러시아와 서방의 '화약고'로 불려오는 흑해 상공에서 미국 무인 정찰기와 러시아 전투기가 충돌한 사건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확전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군 무인 정찰기가 추락했다. 당시 러시아의 Su-27 전투기 2대가 30~40분간 미군 무인기 MQ-9 주변을 비행하며 이 중 하나가 여러 차례 연료를 뿌리고 프로펠러에 충돌해 MQ-9가 바다에 추락했다.


상대국 군용기를 가로막는(intercept) 행위는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냉전 이후 미국과 러시아 공군기가 충돌해 한쪽이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양국 사이 처음으로 직접적인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분쟁이 커질 수 있는 매우 민감한 단계이기도 하다.


이에 미국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은 러시아의 이번 행동을 규탄하며 물리적 충돌에 따른 미군기 추락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의 무인기가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임시로 설정한 출입금지구역을 침범했기 때문에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이번 사건으로 미러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대화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줄어든 러시아가 협상용으로 꺼내든 협박 카드일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추락사건을 기점으로 미국과 러시아 양국의 관계가 더욱 악화돼 확전이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보유한 무기 소진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데다, 지금까지의 침공으로 인한 상당한 병력·장비 손실로 공격 잠재력을 많이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황에 관한 정기 보고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전반적인 작전 속도가 이전 주에 비해 감소했다는 양상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벌어지는 공세에 집중하고 있는 러시아에게 다른 국가와의, 특히,세계 제1의 군사대국으로 불리는 미국과의 전쟁이라는 리크스를 감내하기에는 너무 큰 무리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 측이 양국의 대화를 언급하면서 진화에 나선 것도 이에 대한 반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국 관계가 최저일 정도로 매우 나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은 대화를 통해 국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결코 건설적 대화를 피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느 측면에서 보던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는 러시아 국방부와 경제에 손실만 가하고 있다는 증거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공세로 보여졌으며, 이번 미 정찰기 사건을 통해 러시아도 미국의 심기를 건들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는 행동을 입증한 게 된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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