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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이후 처음…흑해 상공서 美 무인전투기, 러 전투기와 충돌 후 추락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입력 2023.03.15 13:00 수정 2023.03.15 13:00

美 "국제공역서 정찰 임무중 러 SU-27기 2대, MQ-9 차단"

"우크라 영토와도 거리 있어…명박한 국제법 위반"

美 국무, 러 대사 초치…러 외교부에도 항의

러 "美가 출입금지구역 침범해 전투기 출격"

흑해상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한 것과 같은 미국 정찰용 무인기(드론)MQ-9. ⓒAP/뉴시스 흑해상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한 것과 같은 미국 정찰용 무인기(드론)MQ-9. ⓒAP/뉴시스

미국 무인 정찰기와 러시아 전투기가 흑해의 상공에서 충돌해 미군 무인기가 추락했다. 해당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패트릭 미군 유럽사령부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 SU-27기 2대가 흑해 상공 국제공역에서 운항 중이던 미 공군의 정보감시정찰(ISR) 무인기 MQ-9 리퍼드론을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행위로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사령부는 당시 MQ-9 리퍼 드론이 흑해에서 상공하던 중 러시아 Su-27 전투기 2대를 만났고그 중 하나가 의도적으로 무인기 앞쪽에서 비행하면서 여러 차례 무인기에 연료를 뿌렸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7시3분께 러시아 SU-27기 1대가 MQ-9의 프로펠러를 들이받아 미군은 무인기를 국제해역에 불시착했다며 "충돌 전까지 러시아 전투기는 해당 무인기 근처에서 30~40분간 비행했으며 충돌 전 항공기 사이에 어떤 통신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제임스 헤커 미 유럽공군사령관은 "러시아 측의 비전문적 행위로 두 항공기가 모두 추락할 뻔했다"고 지적했다.


AP는 미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자국 상공 인근에서 비행하는 상대국 군용기를 가로막는(intercept) 행위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이번 처럼 충돌로 이어져 미군기가 추락한 것은 냉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MQ-9은 ISR 자산"이라며 "흑해는 중요하고 분주한 국제 수로라 우리가 흑해 국제공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군 정찰기의 비행이 "우크라이나의 영토와도 확실한 거리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인기의 무장 여부나 민감한 기술을 탑재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으며 러시아가 무인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행위에 대해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화상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방해 자체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는 위험하면서도 어설프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경우"라며 "미국은 흑해 상공에서 비행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가 비행하는 데 있어 러시아에 알릴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국제법의 명백한 위반이며 우리는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이날 오후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고 린 트레이스 주러시아 미국 대사도 러시아 외교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의 무인기가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임시로 설정한 출입금지구역을 침범했기 때문에 전투기를 출격시켰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 MQ-9 무인기가 크림반도 인근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국경 방향으로 비행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전투기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무인 항공기와 접촉하지도 않았으며 안전하게 기지로 돌아갔다"며 "MQ-9 드론은 고도를 상실한 채 통제 불능 상태로 하강하던 중 수면과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사건은 양국 사이에서 처음으로 직접적인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분쟁이 커질 수 잇는 매우 민감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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