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여야 격돌...野 "尹안보참사" vs 與 "文안보소홀"
입력 2023.01.08 00:02
수정 2023.01.08 00:02
김병주, 北무인기 비행금지구역 침범 의혹 첫 제기
대통령실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정보 어디서 입수했나"
이재명 "용산까지 휘저어...용납할 수 없는 대형 안보 참사"
주호영 "문재인 정권 땐 무인기 37일간 휘젓고 다녔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P-73) 침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을 두고 여야 격돌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무인기 '용산 침투' 가능성을 처음 제기한 김 의원을 향해 자료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압박하고 있다. 김 의원은 4성 장군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다.
민주당은 군 당국이 뒤늦게 북한 무인기 비행금지구역 침범을 시인한 것에 대해 '윤석열 정부 안보참사'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무인기 사태 규명을 위한 청문회 개최를 시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안보참사 공세를 '문재인 정권 안보소홀'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김병주 의원이 군 당국의 공식발표 전 무인기의 대통령실 일대 비행금지구역 진입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군에서 비밀정보를 입수한 건지, 다른 쪽에서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문재인정권 시절 승승장구한 4성 장군 출신으로, 그 이후 곧바로 국회 국방위원이 됐다. 지금까지 무인기 사태 대비에 김 의원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비행금지구역 진입을) 30분만 연구해서 알 수 있었다는데,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그 재주를 좀 알려달라"고 꼬집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김병주 의원의 신통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며 "김병주 의원은 어떻게 북한의 무인기가 용산을 지나간 것을 알게 되었는지, 그 정보소스를 누구로부터 얻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 4성장군 출신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유추해서 공격한 것이라면 국방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전형적인 정치군인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라고 압박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했던 북한 무인기는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진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는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 5일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정보는 어디에서 입수하셨는지 자료 출처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김 의원을 향해 물었다.
국방위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우리 군보다 북 무인기 항적을 먼저 알았다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고 자백하는 것 아니냐"며 "그 내용을 누구로부터 어떤 경로로 받았는지 국민 앞에 설득력 있게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지도를 볼 줄 아는 서울시민도 알 수 있는 사항"이라며 "국방위가 끝나고 와서 비서진들과 구글 지도에 비행금지구역을 표시해보니 비행금지구역 북단을 연해서 지나가더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통령실이 뚫렸다고 봐야 한다"며 "비행금지구역에 적기가 들어왔다는 건 완전한 경호작전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실 이전 때부터 안보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것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북한 무인기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비행금지구역까지 휘젓고 다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용납할 수 없는 초대형 안보 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안보소홀이라고 역공했다. 주 원내대표는 "무인기가 이번에 처음 넘어온 것도 아니고, 2017년 6월에 37일간 우리나라를 휘젓고 다녔다. 성주 사드 기지를 정찰했음에도 지난 문재인정권은 침투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루아침에 대비책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리의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수년 걸리는데, 집권한 지 7∼8개월밖에 안 된 이 정부가 대비할 방법은 없었다"며 "대부분 책임은 문재인정권에서 (안보를) 소홀히 한 것에 있다"고 했다.
3성 장군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대에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을 지났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며 민주당의 국방부 장관 등 경질론에 "그러면 김정은이 기뻐서 파티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 의원에 이어 본회의 발언대에 섰다. 그는 "우리 영공이 5시간 동안 구멍이 뻥 뚫렸다. 만약 자폭무인기거나 폭탄, 생화학무기를 실었다면 서울 지역 비행궤적을 보니 그 밑에 500만명의 시민이 살고 있었다"며 "작전 실패"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주 원내대표가 북한 무인기 관련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고 지적하며 7일 사과를 촉구했다.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고 윤석열 정부의 안보 무능이 감춰지지 않는다"며 "주 원내대표는 파렴치한 무인기 가짜뉴스에 대해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정부에서는 북한 무인기가 37일 동안 활보하고 다녔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성주 무인기 사건은 2017년 5월2일, 북한 무인기가 성주까지 횡단했다가 추락한 사건이다. 문재인 정부가 아니고 황교안 대행 체제이고, 37일이 아니라 5시간 가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도 보수 정권은 속수무책으로 무인기에 영공을 뚫리고 발견조차 못했다. 그나마 문재인 정부에서 6월9일 추락한 북한 무인기를 발견해 뒷수습하고, 곧바로 드론부대를 창설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