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2 협의체' 가동…이상민 해임건의·대통령실 이전 등 막판 뇌관
입력 2022.12.05 00:36
수정 2022.12.05 07:43
8~9일 예산안 처리 목표로 협의 시작
1.2조 규모 예산안 감액에 일단 합의
공공분양주택 등 尹 예산 두고 이견
'이상민 해임건의안'도 파행 뇌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4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2+2 협의체'를 가동하고 타협점을 찾기 위한 막판 논의에 들어갔다. '2+2 협의체'에는 양당 정책위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해 5일까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양당 원내대표가 예산안 처리 마지노선인 9일 전 담판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오전부터 회동을 시작한 여야 예결위 간사는 정부 예산안에서 1조1,800억원을 감액하는 데에는 의견 일치를 봤다. 예산안 심사가 통상 감액을 한 뒤 필요한 사업 예산을 증액해왔다는 점에서 일단 첫 단추를 꿴 셈이다.
다만 대통령실 이전, 경찰국 신설, 공공분양주택, 소형 원자로 개술개발 등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책 관련해서는 예산 감액을 두고 여야 간 입장 차가 첨예해 합의가 쉽지 않다. 감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예산안 부수법안에 대해서도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공개 협의 전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정부는 민생과 약자, 미래에 방점을 둬서 전년도보다 24조원 지출 구조조정을 했고 정말 알뜰하게 예산을 준비했다"면서 "기존에 해왔던 예산보다 굉장히 타이트하게 짜여져 있음을 아마 예결위 위원들은 잘 알 것"이라며 감액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도 "청년원가주택 분양사업과 역세권 주택사업 분양사업 전액 삭감, 그 외 정부의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검찰·경찰·감사원 운영비의 전액 또는 대폭 삭감 주장이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며 "그런 것은 예전에 없던 예산이 아니라 늘 편성돼 오던 예산"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기관의 예산편성은 전년 기준으로 동액 내지는 감액 편성된 예산안임에도 불구하고 발목을 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데 대해 대단히 아쉽다"며 "2+2 모임에서 정부 편성 예산 중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예산이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서 감액 규모를 확정 짓고 국민에 필요한 예산이 무엇인지 판단해 증액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이전과 경찰국 신설 등 윤석열 정부 주요 정책 관련 예산을 감액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예산안 부수법률에 포함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자 축소 등에 대해 '초부자 감세'라고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내놨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청와대 이전 관련 과도한 예산이라든가, 대통령 시행령 통치기관 관련 예산, 여러 권력형 관련 예산 등 해결해야 될 쟁점 예산이 있다"며 "또한 초부자 감세에는 동의가 어렵기 때문에 그 부분은 철저히 막겠다"고 말했다.
박정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총 16개 위원회, 59개 부처에 대한 감액안 심사와 부대 의견 심사를 완료했다"면서 "대통령실 예산, 용산공원 개방 예산, 공공분양과 임대주택 예산, 청와대 개방 예산, 법무부나 행안부 경찰국 등 시행령 통치 예산, 에너지 전환 관련 예산, 예비비 규모 등이 남았다"고 밝혔다.
예산안과 직접 관련된 쟁점은 아니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도 언제든 정국을 파행으로 몰고 갈 뇌관으로 남아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들어서 예산만 해도 8~9일 처리가 쉽지 않을 텐데 변수가 섞여 파행 확률이 대단히 높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히 "제가 민주당과의 회동 과정에서 파악한 것은 민주당이 이제는 8~9일을 목표로 탄핵소추안을 내고 해임건의안은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탄핵소추안이 나온 상태에서 예산이 타협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직행'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미 발의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반드시 본회의에서 처리하고, 해임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추진하겠다는 단계적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