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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슬리퍼 팔짱 삿대질’ 도어스테핑 도발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2.11.20 08:00
수정 2022.11.20 08:00

약식 회견을 진영 싸움 개판 만들어 없어질 ‘위기’

트럼프에 모욕당했던 CNN에게서 배워야

소리 지르지 않고 사실로 반박하는 게 언론

그래도 도어스테핑은 계속돼야 한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지켜보고 있는 MBC 기자(빨강색 동그라미).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기자가 슬리퍼 차림에 팔짱을 끼고 있다며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 페이스북

“뭐가 가짜뉴스인가요?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겁니까?”

MBC 대통령실 출입 기자가 대통령이 돌아서서 걸음을 옮길 때 ‘악에 받쳐’ 이렇게 항의 질문을 했다. 그는 이어서 홍보기획비서관과 ‘삿대질 설전’도 벌였다. 이 기자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대통령이 입장할 때 팔짱을 끼고 있었다.


비(非) 민노총 계열인 MBC 제3노조는 이 기자의 대통령실 출입 정지를 요구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출입 기자가 질문하고 답변하는 정중한 자리에서 본사 출입 기자가 슬리퍼를 신고, 팔짱을 끼고, 삿대질을 하는 사진이 찍혔다. MBC의 명예와 품격을 떨어뜨렸다. 보도국장은 해당 기자의 대통령실 출입을 정지시켜라.”

민주화가 만개하다 못해 개판이 된 모습이다. 30~40대로 보이는 젊은 기자가 진영 싸움에 나선 ‘동네 아줌마’로 변했다.


이러다 도어스테핑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그러나 윤석열은 그렇게 쉽게 뭘 바꾸고 없애는 사람이 아니다. 출근길 회견 참석 기자들이 지켜야 할 룰을 엄격하게 정할 필요는 있지만, 소통의 전통은 꿋꿋하게 이어져야 한다.


윤석열은 MBC 전용기 탑승 배제에 관한 질문에, 그 다운 직설 대답을 했다.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

제4의 권부(權府)로서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언급하며 사법부의 판결을 예로 들었다.


“언론도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4개의 기둥이다. 언론 자유가 중요하지만, 책임도 중요하다.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증거를 조작해 판결했다면 국민께서 ‘사법부는 독립 기관이니까 거기에 대해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할 건 아니지 않는가?”

MBC가 가짜뉴스를 만들어(자막 조작) 방송한 것은 사실이다. 이게 전제다. 언론의 생명과 사명은 사실 보도에서 출발하지 않는가? 그 사실을 MBC는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반박을 하려면 도어스테핑 현장에서 그렇게 슬리퍼 바람으로 소리 지르는 게 아니고 차분히 이성적, 논리적으로 사실에 기초해서 해야 한다. 트럼프가 6년 전 대통령에 당선 됐을 때 기자회견장에서 ‘가짜뉴스 매체’로 공격한 CNN이 사실 보도로 반박한 대응을 상기해 보라.


당시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무례하고 형편없는 기자’라는 모욕을 받고 질문도 거부 당한 백악관 출입 선임 기자 짐 애코스타(Jim Acosta)는 이렇게 예의를 갖췄다.


“당선자께서 우리를 공격했기에, 부탁을 하겠습니다. 우리의 질문을 받아주시겠습니까? 우리에게 기회를 주실 수 있습니까?”


MBC는 사실이 아닌 추상적인 주장으로 유감을 표했다. 목소리에는 자신이 없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언론의 보도와 검증, 비평 활동에 대해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 원수가 명확한 근거 없이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악의적 행태’라고 말한 것은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위협적 발언이다.”


같은 편인 민주당의 수석대변인 안호영도 근거 없는 주장으로 거들었다. 공허하다.


“우리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며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임을 진다. 언론이 대통령의 잘못을 보고도 모른 채 눈감아야 하느냐. 윤 대통령은 비뚤어진 언론관을 언론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MBC와 민주당의 태도로 봐서는 법의 심판으로 갈 수밖에 없다. 검찰 수사가 곧 시작될 것이고 법원의 판결이 이후 나오게 될 것이다. 그 판결로 MBC가 가짜뉴스, 악의적 보도를 한 사실이 확정될 경우 MBC는 민영화를 포함한 대수술의 칼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절대로 바뀌지 않을 ‘대깨 스피커’와는 어차피 함께할 수 없다.


이 방송 기자들의 ‘동네 아줌마’식 대들기 도발은 그때까지만 계속될 수 있다. 민영화가 되면 회사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공중파 방송의 위세에 벌벌 떠는 대기업 등의 광고로 돈은 벌고, 운영은 노조(민노총)가 좌지우지하는 노영(勞營) 방송이어서 가능하다.


이들에게 무서운 건 없다. 오직 보수 대통령, 보수 정권을 타도하고 민주당 정권을 재건하는 것만이 목적이다. 그것을 위해 사실을 아무렇게나 조작해 버린다. 그래 놓고 거기에 벌칙(전용기 탑승 불허)을 가하니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라고 씩씩대면서 달려든다.


옛날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면서 ‘대깨 진보좌파’ 언론들은 윤석열 정권을 ‘군사 정권보다 더한 검찰 정권’이라고 흥분한다. 그야말로 가짜뉴스다.


큰 사건이 나면 새로운 스타도 덩달아 떠오른다. 대통령실 부대변인 이재명이다. 사건팀장, 청와대 출입, 국회반장, 앵커를 거친 47세의 정통 기자 출신으로 순발력과 문장력이 발군이다.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그를 빨리 대통령실 정식 대변인으로 임명하라고 성화다.


그는 MBC 기자의 ‘뭐가 악의적이냐’는 항의에 ‘이게 악의적이다. 이래도 악의적이 아닌가?’라고 각 항목 말미에서 반문하는 10가지 대답을 내밀었다.


“음성 전문가도 확인하기 힘든 말을 자막으로 만들어 무한 반복했고,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 국회 앞에 (미국)이라고 괄호 안에 넣어 미 의회를 향해 비속어를 쓴 것처럼 거짓 방송을 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PD수첩은 김 여사의 대역을 쓰고도 표시를 하지 않았다. 광우병을 비롯한 MBC의 가짜뉴스는 끝이 없다. 공영방송으로서 성찰하기보다 ‘뭐가 악의적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바로 이게 악의적인 것이다.”

MBC는 최근 국세청 세무 조사로 511억원의 세금을 추징 당했다. 탈세한 게 사실이라면 그 세금과 벌금은 당연히 내야 한다. 그게 법치국가고, 언론도 법 앞에서 평등하다.


MBC 제3노조는 탈세 관련 자사 보도에 대해 ‘사내방송’이라고 비판했다.


“MBC뉴스데스크는 사내방송인가? 세금 추징 사실은 두루뭉술 전하며 회사의 입장문을 1분20초나 할애해서 그대로 읽었다. MBC 뉴스는 사유물이 아니다. 왜 시청자들이 해명을 80초나 들어줘야 하는가? 다른 기업들의 해명도 그렇게 다뤄준 적이 있나?”

MBC를 공영방송으로 보는 국민은 한 명도 없다. MBC 사원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방송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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