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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기다리며’ 대체불가 손흥민, 월드컵서 마스크 투혼?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2.11.03 13:46 수정 2022.11.03 21:16

금주 내 수술 뒤 재활..대한축구협회도 경과 지켜보고 판단

축구팬들 '더브라위너 기적' 떠올리며 손흥민 회복력에 기대

손흥민 중심 '플랜A' 고집했던 벤투 감독 '플랜B' 수립 서둘러야

손흥민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손흥민(30·토트넘)이 수술대에 오르면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출전도 불투명해졌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왼쪽 눈 주위 골절 때문에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며 “수술 뒤 팀 의료진과 재활 일정에 돌입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적절한 시기에 진행 상황을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날 “구단에 확인한 결과 손흥민은 왼쪽 눈 주위가 골절돼 이번 주 중 수술을 받는다”며 “수술 경과를 지켜본 후에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 부상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구단 의무팀과 협조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벤투 감독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손흥민은 전날 프랑스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서 펼쳐진 ‘2022-23 UEFA 챔피언스리그’ D조 조별리그 6차전에서 전반 23분 공중볼 경합 중 마르세유 수비수 음벰바 어깨에 안면을 강타 당했다. 손흥민은 쓰러졌고, 의무진이 긴급히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응급 치료 후에도 손흥민은 어지러움을 호소했고, 코피까지 흘렸다. 부은 얼굴만 봐도 충격의 강도를 헤아릴 수 있었다. 결국 손흥민은 부축을 받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며 라커로 향했다. 우려와 희망 섞인 추측들이 돌았지만, 정밀검진 결과 눈 주위 골절 진단을 받아 끝내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당장 7일 리버풀전은 결장이 불가피하다. 토트넘에서의 자체 재활 기간까지 떠올릴 때, 최소한 오는 24일 킥오프하는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H조 첫 경기(vs 우루과이) 출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의학계에서는 “정확한 골절 부위를 알 수 없지만, 어떤 위치든 저 정도의 부상이면 최소 한 달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한 달을 못 뛴다면 월드컵 조별리그에 출전할 수 없다. H조 조별리그 우루과이와의 1차전은 11월 24일, 가나와의 2차전은 11월 28일, 마지막 포르투갈전은 12월 3일 열린다.


손흥민 ⓒ AP=뉴시스

축구팬들은 기적을 기다린다.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케빈 더브라위너(벨기에)는 지난해 5월 UEFA 챔피언스리그 첼시전에서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충돌해 코와 눈 주위 뼈가 골절되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한 달 내외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진단이 나오자 ‘유로2020’ 개막을 2주 앞둔 벨기에 대표팀은 크게 실망했다. 그러나 더브라위너는 놀라운 회복력을 과시하듯, 부상 후 3주도 지나지 않아 조별리그 덴마크전에 출전해 벨기에의 8강행을 견인했다. 안면 마스크 등 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았다.


지난 2007년 존 테리(당시 첼시)도 광대뼈 골절 수술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복귀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유럽 스포츠의학 권위자로 불리는 한 박사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더브라위너의 사례는 손흥민의 부상과 가장 가까운 사례”라며 조심스럽게 희망을 말했다.


손흥민도 놀라운 회복력을 자랑하는 선수 중 하나다.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장기 결장을 걱정할 때, 예상 보다 이른 시기에 복귀해 팬들을 놀라게 했던 특급 스타다. 그러나 부위가 다르고 정도의 차이가 달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전한다 해도 지난 시즌 ‘EPL 득점왕’으로서 보여준 기량을 100% 발휘하기는 어렵다.


파울루 벤투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손흥민은 2010 남아공월드컵 때 박지성(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같은 대표팀의 상징이다. H조 다른 상대들도 모두 손흥민을 경계대상 1호로 꼽고 있다. 손흥민이 빠지는 것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손흥민이 빠진다면 당장 기댈 공격수도 없다. “역사상 최강의 유럽파 공격진을 구축했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지금의 벤투호 공격진은 무색한 상태다.


평가전 등을 통해 봤을 때,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플랜A’만을 고수했던 벤투 감독으로서는 그의 복귀 여부를 떠나 월드컵 개막을 보름 앞두고 플랜B를 짜야하는 긴박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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