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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121)] 싱어송라이터 타린 “순간의 소중함, 기분 좋은 음악으로”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10.28 10:57
수정 2022.10.28 10:57

어린 시절부터 가족 안에서 ‘음악’과 함께였던 소녀는 자연스럽게, 또 당연하게 음악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2012년 밴드 바닐라어쿠스틱의 멤버로 데뷔했던 타린의 이야기다. 2014년부터는 솔로 가수 타린으로 꾸준히 앨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타린의 활동 반경은 예상을 뛰어 넘는다. 가수를 비롯해 작곡가, 기획자, 연출자, 감독, 레이블(테이크원뮤직) 대표, 교수까지 스스로에게서 다양한 모습들을 찾아가는 재미를 아는 그는 늘 새로운 도전도 거침없이 성공시킨다. 지난 8월에는 ‘2022 뮤직 앤 센트 콘서트 - 강릉’을 통해 메인 테마송 ‘우리, 다시 여기는’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곡은 지난 24일 앨범으로 발매됐다.


ⓒ센트오브사운드

-먼저 신곡 소개부터 부탁드려요. 지난 24일 발매된 신곡 ‘우리, 다시 여기’는 어떤 곡인가요.


‘우리, 다시 여기’는 8월 20~21일 강릉의 경포호수광장에서 2일간 진행했던 ‘뮤직 앤 센트콘서트 2022 강릉’의 메인 테마송으로 제작하게 됐어요. 신나는 밴드사운드와 어쿠스틱기타를 대표로 연주하며 다 같이 따라 부르고 싶은 기분 좋은, 신나는 멜로디가 특징인 곡입니다. 음악과 향기가 함께하는 신선하고 강렬했던 콘서트의 추억을 음악을 통해 다시 기억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 다시 여기 이곳을 기억하구 추억하자‘는 마음을 담아 제목을 지었어요.


-말씀하신대로 페스티벌의 테마송으로 제작된 곡인데, 어떤 부분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하셨나요?


무대에서 연주를 하며 노래하는 제 모습이 신나있고, 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같이 즐길 수 있는 곡이기를 원했어요. 또 ‘뮤직 앤 센트 콘서트 2022’는 향기와 음악이 국내에서 최초로 융·복합한 페스티벌이자 강릉을 대표로 하는 음악 테마 콘서트였기 때문에,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강릉의 경포대와 푸른 바다를 가사에 꼭 넣고 싶었답니다. 게다가 해당 지역과 브랜드를 대표하는 곡이기에 대중적이고 호감이 가는 코드진행과 멜로디 그리고 노랫말을 만들려고 했어요.


-‘향기’와 ‘음악’이라는 공연 연출이 주목을 받기도 했죠. 음악을 만듦에 있어서도 이런 요소들이 영향이 있었나요?


맞아요! 음악과 향기는 큰 공통점이 있어요. 시간이 지나도 특정 음악과 향기를 맡았을 때 지난 추억과 이미지가 강렬하게 떠오른다는 점이 그렇죠. 따라서 어떠한 감각보다도 향기와 음악, 두 가지의 감각은 공통점도 추억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강릉의 향기 문화 기업 ‘센트 오브 사운드’ 박소현 대표와 제가 대표로 있는 음악 레이블 ‘테이크원뮤직’도 이 점에 공가했기 때문에 이번 페스티벌을 기획할 수 있었어요. 저희는 서로 매일 통화하며 공연 연출과 기획에 음악과 향기로 참 많이 울고 웃었습니다(웃음).


-페스티벌의 테마송을 만들고, 부른 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해요.


저도 오랫동안 음악을 만들고 불렀지만 어떠한 브랜드나 지역을 대표한 테마송을 만든다는 것이 꽤 부담되는 일이기도 했어요. 사람들에게 가수 타린의 음악보다 특정한 브랜드를 대표하여 음악으로 기억되는 일이니 ‘뮤직 앤 센트 콘서트’ 내부회의에서도 호감가고 좋은 이미지인 뮤지션을 고르는데 최선이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어요(웃음).


-테마송인 만큼 기억하기 쉬운, 따라 하기 쉬운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야했을 텐데요. 이런 부분이 오히려 어렵진 않았나요?


개인적으로는 곡을 만들 때 기억하고 따라 하기 좋은 멜로디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에게 발견한 점이 있다면, 따라 하기 좋은 곡을 만들 때 타린의 개인 앨범으로 발매하는 것 보다 다른 가수에게 주는 곡 또는 이와 같은 프로젝트(테마송 작업) 작업 시 대중적으로 곡을 쓰는 것이 재밌고 쉽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저 스스로에게는 무언가 되게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나봐요(웃음).


-기존 타린의 곡 작업과는 많이 달랐나요?


타린의 음악적인 부분과는 사실 크게 다를 것은 없을 거예요. 신나고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 때에는 항상 추구하던 대로 많은 청자들이 호감을 갖는 탑 라인과 가사를 녹여내려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말씀드렸듯 강릉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곡이었기에 특정 지역을 가사에 담아 노래하는 건 처음이어서. 이 점이 참 새로웠어요. 그리고 어렸을 때 저도 강릉에서 살았기 때문에 노래를 하고 해당 지역에 자주 다녀오면서도 살았던 동네를 꼭 지나가면서 인사를 하곤 했답니다.


ⓒ타린

-이번 곡 이후 타린의 이름으로 나오는 정식 앨범 계획도 있나요?


올해 오랫동안 함께했던 소속사를 나와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어렵게, 또 열심히 앨범 발매를 많이 하고 있어요. 12월 25일 겨울 크리스마스 당일에 기분 좋은 겨울 음악 선물을 예정하고 있어요. 많이 기대해주세요(웃음).


-최근 타린 씨의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음악을 세상에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는 것은 평생 해오던 일인데 여전히 사랑스러운 많은 숨겨진 뮤지션과 음악들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쉽지 않아요. 그래서 ‘강릉 2022 뮤센콘’에서도 10명의 신인 아티스트를 선발해서 버스킹 스테이지를 만들기도 했답니다. 많은 관객들이 오가면서 매력적인 뮤지션을 발견할 수 있게요. 이러한 음악적 고민은 20대 초반부터 해오던 생각이라서 예전보다는 조금 더 노하우는 생긴 것 같아요. 하지만 갈길이 먼 것 같습니다(웃음).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된 것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바닐라어쿠스틱에서 나와서 솔로로 활동한지도 벌써 8년이나 됐어요.


맞아요. 솔로 앨범으로 데뷔한 것은 2014년 10월 유승우와 함께한 ‘너 그리고 너’였죠. 바닐라어쿠스틱으로 활동하면서 온전하게 제가 만든 노래를 부르고 만든 것은 ‘사이다’ ‘내게와요’라는 곡이 있어요. 그 앨범은 2012년 9월 12일이었네요! 데뷔는 같은 해 ‘반지하 로맨스’라는 앨범이었고요.


-데뷔 당시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저에게 음악가의 길은 20살부터였는데요, 생각해보면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기도 해요. 언제나 엉뚱하고 남들과 다르게 사고하며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일부러 노력도 하는데 이는 음악하기 전에도 그랬던 것 같아요(웃음) 다만,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때에 공인이기에 일반인보단 조금 더 조심하려고 하고 있어요.


-데뷔하고 난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자면?

참 많은 일이 있었어요. 좋은 일, 힘든 일, 슬픈 일, 놀라는 일, 신나는 일 모두요.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하고 창작하고 기획하고 견뎌내는데 있어 참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래서 참 감사한 생각들뿐이에요. 좋아하기만 했던 것을 이제는 더욱 견고하게 다져야할 때에요. 언제나 잘 해낼 수 있도록 항상 공부하고 행복한 마음을 유지하고 더욱더 건강할 수 있게 하려고 해요.


-그 많은 일들 중 지금의 타린씨의 음악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던 사건이 있다면?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저의 인생 스승님이 계셨어요. 중학생 때 동네 구민회관의 방과 후 기타수업에서 알게 되었는데 음악으로 스승님을 알게 된 것보다 선생님은 제가 음악과 사람들에게 어떠한 마음으로 마주해야하고 어떠한 방법으로 사랑을 나누어줄 수 있는지 진심으로 알려주신 분이세요.


그런데 2020년 겨울에 돌아가셨어요. 지금도 믿을 수가 없고, 살아계신 것 만 같아요. 선생님도 음악을 하셨고 여러 가지의 상황 때문에 음악을 본업으로 삼으실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선생님과 저는 음악이야기를 항상 하며 행복했고 그렇게 스승님의 앨범을 드디어 내자고 약속한 아주 중요한 날의 하루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저에게 있어서 유일한 스승님이셨기 때문에 믿을 수 없어요. 이태정 스승님을 처음 만난 날과 황망하게 보내 드려야했던 모든 날들이 저에게 아주 큰 터닝 포인트랍니다. 제가 음악을 할 수 있었고, 더욱 해야 한다는 그런 아주 깊고 깊은 다짐을 하게 된 계기이자 꿈이 되었어요. 영원히요.


-롤 모델도 있을까요?


음악적 롤모델은 과거엔 박지윤이었어요. 화려한 대중적인 음악을 하다가 ‘꽃’이란 앨범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담는 것이 인상 깊었거든요. 지금은 조금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음악적 롤 모델보다는 현재 분야에서 모든 예술적 감각들을 유형적 음악, 시각적 이미지, 영상, 콘텐츠 등 다방면에서 높은 기준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최근에는 걸그룹 뉴진스를 만들어낸 민희진 감독님이 많이 떠올라요.


-앞으로 어떤 음악들을 보여줄지도 궁금한데요. 음악적으로 타린 님이 지켜가고 싶은 신념이 있다면?


행복하고, 사랑하고, 순간의 소중함을 알고 진심이며 솔직한 음악들을 만들자. 이게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중요한 신념들입니다. 앞으로도 후배들과 동료들 그리고 많은 관계자 및 선배들에게 기분 좋은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는 좋은 아티스트이고 싶어요. 그리고 항상 돕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대한 많이 돕고 함께 행복하고 함께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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