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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사 앞에서 왜 울먹였나…與 "신파·눈물쇼"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2.10.25 00:30
수정 2022.10.25 05:46

李, 중앙당사 앞에서 檢 압수수색 재시도 규탄하며 '울먹'

"참혹한 일 벌어지고 있어…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보겠다"

내부 결속·지지층 결집 호소·여론전 승기 잡겠단 의지

국힘 "수사에 대한 두려움·극단적 지지층 자극 위한 신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한 민주연구원이 입주한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 도착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울먹였다. 검찰의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재시도를 규탄하면서다. 검찰은 지난 19일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뒤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민주당 당직자와 의원들이 출입을 막아 8시간 가까이 대치하다 철수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가 끝난 뒤 중앙당사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 도중에 야당의 중앙당사 침탈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정당사에 없던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비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 마시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말하던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며 하던 말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이후 당사로 들어서기 전에는 잠시 멈춰 서서 촉촉해진 눈가를 닦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울먹임을 두고 자신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로 흐트러진 당 분위기를 다잡고, 내부 결속 및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당 일각에선 '이재명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야권의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히는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님,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또 이 대표가 눈시울을 붉힌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야당 탄압'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부각시켜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정부·여당에 제안한 '대장동 특별검사(특검)법'을 여론전을 통해 실현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무기로 특검법을 밀어붙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여권이 특검법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울먹임을 두고 "눈물쇼"라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눈물은 수사에 대한 두려움이자, 극단적 지지층을 자극하려는 신파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작 민주당이 새겨야 할 눈물은 따로 있다. 해수부 공무원 유가족의 눈물, 대장동 원주민의 눈물, 안보와 민생을 파탄 낼 때마다 흘린 국민의 눈물"이라며 "이런 국민의 눈물이 쌓여 오늘 민주당은 심판당한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과거 '눈물 발언'을 공유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가짜눈물'이라 매도하고,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눈물에는 비아냥대고, 유승준에게는 '눈물에 약한 심성을 악용한다'고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눈물이 '눈물쇼'인지 아닌지는 국민의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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