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기료 미납 업체 주식 취득했다가 44억원 손실 입어
입력 2022.09.22 09:38
수정 2022.09.22 09:38
미납 전기료 대신 주식 보유한 기업 수 5년간 2.7배 급증
취득가액 대비 주식가치 평균 33% 하락…90% 떨어진 곳도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받지 못해 주식으로 대신 보유한 업체 수가 6년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확보한 주식의 가치가 33%가량 하락하면서 한전이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채권확보용 출자전환 주식 보유현황'에 따르면, 한전이 보유 중인 출자전환 주식 업체수는 17년 152곳에서 22년 6월 기준 407곳으로 2.7배 증가했다.
한전이 보유하고 있는 해당 출자전환 주식은 투자 목적이 아닌 채무자 회생과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법원의 인가결정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어려운 기업의 회생 또는 파산 신청이 통과되면 한전이 전기요금 대신 해당 기업의 채권을 갖게 되는 구조다.
해당 업체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7년 152곳, 2018년 190곳, 2019년 235곳, 2020년 296곳, 2021년 388곳, 2022년 407곳으로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한전이 전기요금을 미납한 407개 업체로부터 전기요금 대신 지급받은 주식의 취득가액은 133억 7300만원이었다. 그러나 2022년 6월 기준 가치는 32.9%(89억7700만원) 하락하면서 한전은 43억9600만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치하락 비율을 연도별로 자세히 보면 2017년 36.2%, 2018년 38.1%, 2019년 43.4%로 급격히 떨어졌다. 2020년 30.9%로 상승하는 듯 했으나 올해 6월 총 취득가액 대비 장부가액은 32.9%으로 하락했다.
취득가액이 높은 상위 10개 기업의 가치하락 비율은 평균 1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SA전주의 경우 6억9700만원에 취득했지만 현재 가격은 6900만원으로 가치가 90%(6억2800만원) 하락했다. 2억4700만원에 취득했던 ㈜선진파워테크도 현재 3200만원으로 87%나 하락했다. 올해 초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쌍용자동차의 경우 4억2800만원에서 1억700만원으로 75% 떨어졌다.
정일영 의원은 "공공기관의 부실관리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며 "전기료 대신 받은 주식이 적절한 가격에 매각될 수 있도록 한전의 세심한 조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