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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제니·뷔 열애설 뒤에 숨은 ‘불법 해킹’의 그림자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9.10 14:08 수정 2022.09.10 01:36

계속되는 연예인 SNS·휴대전화 해킹 피해

"열애설에만 초점...오히려 폭로자 범죄 행위 부추기는 격"

방탄소년단 멤버 뷔와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열애설로 가요계가 연일 뜨겁다. 최근까지도 두 사람의 사진이 공개될 때마다 열애설이 지속적으로 재점화되고 있다. 그런데 대중의 관심이 오로지 이들의 열애설에 쏠리면서, 정작 이들의 사진이 어떻게 유포되고 있는지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뉴시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뷔와 제니는 열애설의 진위와 무관하게 ‘불법 해킹’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 소속사에서 거듭된 열애설에도 통상적으로 내놓던 “사실무근” “사생활이라 알 수 없다” 등의 코멘트를 일절 하지 않는 것도 해킹범이 던진 ‘미끼’를 물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제주도 목격담이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이 해킹의 피해자라는 것을 확신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사진이 거듭 공개되면서 이 사진들의 출처가 두 사람의 클라우드로 추정되고, 타인에 계정에 불법으로 침입해 사생활을 유출한 불법 유출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심지어 해킹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SNS 채팅방을 개설하고 “사진을 처음 보자마자 두 사람에게 연락했다. 제니에게 여러 번 메시지를 보냈지만 한 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 내가 체포될 만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해라”라고 유출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글도 남겼다.


두 사람의 열애설에만 초점을 맞춘 관심은 오히려 폭로자의 행위를 부추기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상황을 다루는 언론의 자세도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은 ‘뷔·제니 사진 불법 유출 의혹, 열애설에만 초점 둔 언론’이라는 보도를 통해 ‘불법 해킹’의 문제 보다 그들의 열애 의혹을 두고 클릭 장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연예인을 타깃으로 하는 불법 해킹이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사생활 해킹, 폭로의 대상이 되어도 가십으로만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가수 이영지는 해커가 자신에게 SNS 계정을 돌려주는 대가로 700달러를 요구했다고 밝혔고, 이도현도 SNS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서도 주진모를 비롯해 하정우 등 연예인을 협박한 집단 해킹범들이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일도 잇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과거와는 달리 ‘연예인의 사생활은 노출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해킹을 한 범죄자에 대한 처벌 목소리보다 연예인의 사생활이 가십으로 활용하면서 문제를 키우고 있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이어 “스타들도 해커들에게 연락이 오면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 오히려 해커들에게 ‘이렇게 하면 요구를 들어주는 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뿐”이라며 “그런 면에서 이번 제니와 뷔의 소속사가 해명이나 입장 발표가 아닌 ‘무대응’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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