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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이라며 괴롭혀" 고민정 연설에…정청래 "응원한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8.14 16:59 수정 2022.08.14 16:59

비이재명계 2위 고민정 겨냥 '집단괴

롭힘'…"응원 온 분도 '수박' 괴롭혀"

"거대권력에 맞서고 있는 나를 '내부

의 적'이라고…진정 그리 생각하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고민정 의원이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조차 이재명 의원 극성 지지자들에 의해 '수박'이라며 괴롭힘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또다른 최고위원 후보인 정청래 의원조차 계파와 성향을 넘어 동정과 연민, 응원의 의사를 피력했다.


고민정 의원은 14일 충북 청주 CJB미디어센터 에덴아트홀에서 열린 충북 합동연설회에서 "선거가 진행될수록 흑색선전·허위사실이 줄어들기는커녕 극성"이라며 "SNS에는 나를 응원하러 온 사람에게마저 '당신도 수박'이라며 괴롭히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나 스스로 친문(친문재인)이라고 한 것을 두고서도 비난이 쇄도한다"며 "문재인정부를 위해 함께 땀흘린 동지들의 방패막이가 되고자 말한 '친문'이라는 단어가 갈라치기의 온상처럼 여겨지는 게 가슴 아프다"고 털어놨다.


'수박'이란 당권주자 이재명 의원의 극성 지지자들이 이 의원에게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낮춰부르는 멸칭이다. 최고위원 당선권 다섯 자리 중 네 자리는 친(親)이재명계가 장악했으나 나머지 한 자리를 고 의원이 차지한 채 이날 현재 권리당원 누적득표율 21.8%로 고공 비행하자, 고 의원은 물론 고 의원 지지자들에게까지 '수박'이라며 맹비난이 쏟아지는 현실을 하소연한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의원은 "보건복지부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 편입학 비리 문제를 물고늘어져 낙마시켰다. 대통령 정상외교 민간인 개입 문제도 대통령실의 해명이 온통 거짓임을 밝혀냈다"며 "거대권력에 맞서 저들의 허황된 논리를 깨부수는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당신은 내부의 적'이라고 진정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던 것도 '쓸데없는 짓'이라 하고,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설전을 벌인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평가절하하고,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배웠다'고 하면 '문재인 팔이 그만하라'고 한다"며 "내가 싸워야할 대상은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모든 것을 맞아가며 싸워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경선 과정에서 친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 사이의 쟁점이 되고 있는 당헌 제80조 개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치 탄압은 (80조) 3항에 의해 구제될 수 있다. 원칙을 지키는 길만이 살 길"이라며 "당헌 80조 논의를 시작하면 안된다는 것은 개정을 해도, 안해도 피해를 볼 사람은 이재명 의원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상대 진영의 공격에 시달려왔어도 다 견딜 수 있었는데, 우리편의 공격은 참 아파서 충북 괴산의 딸이 지난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분들이 많더라.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청래 "동지는 한때 오해하다가도
오해가 풀리면 다시 지지하게 돼있어"
'응원 박수' 유도까지…현 최고위원
경선 구도로 볼 때 의외란 관측 나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고 의원이 언급한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분들'에는 경쟁 최고위원 후보인 정청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고 의원의 다음다음 순번으로 연단에 오른 정 의원은 연설 도중 공개적으로 고 의원을 향해 "응원한다"고 외쳤다.


이날 현재 권리당원 누적득표율 28.4%로 1위인 정 의원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반면 21.8%로 2위인 고 의원은 비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그런 만큼 정 의원이 공개적으로 고 의원에 대한 응원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다소 뜻밖의 일로 관측되고 있다.


정 의원이나 고 의원 모두 계파나 조직의 뒷바람보다는 개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최고위원 경선에서 1~2위를 달리고 있으며 각각 수석최고위원과 차석최고위원이 유력한 만큼, 정 의원이 성향 분류에 관계없이 고 의원에게 응원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연설 도중 "동지는 한때 오해하다가도 나중에 오해가 풀리면 또다시 지지하게 돼있다"며 "고민정 의원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 의원이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으로부터 공격받을 때마다 내가 '조중동에게 그렇게 공격받으니 고민정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다. 걱정 말라'고 했다"며 "고민정 의원에게 응원의 박수를 부탁한다"고 유도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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