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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98)] 김용수 “무대에, 또 기억에 오래 남는 배우 되고 싶어”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8.06 10:34
수정 2022.08.06 10:34

뮤지컬 '킹키부츠' 조지 역으로 열연

10월2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CJ ENM

묵묵히 응원을 건네고, 존재 자체로 힘이 되는 사람. 평소엔 여리고 부드럽지만 중요한 순간엔 누구보다 강단 있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 배우 김용수가 만든 뮤지컬 ‘킹키부츠’ 속 ‘조지’의 모습이다. ‘조지’는 주인공이자 구두공장 사장인 ‘찰리’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찰리’의 아버지인 ‘MR.프라이스’ 때부터 함께 한 구두공장의 직원이다.


김용수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5연에서도 ‘조지’ 역할로 무대에 오른다. 여전히 배움과 발전에 적극적인 그가 노력으로 잘 빚어놓은 이 캐릭터는 다른 배우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조지 역을 잘 지켜야겠다”는 우스갯소리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이런 애정이 지금의 ‘김용수의 조지’를 만들어낸 비결이기도 하다.


-뮤지컬 ‘킹키부츠’ 사연에 이어 올해도 출연하게 됐어요.


지난 시즌 참여 때 개인적으로 즐거운 기억이 많아서 공연 내내 행복했었는데 이번 시즌에도 참여하게 되어 앞으로 공연 종료할 때까지 아주 즐겁고 재미있는 일들만 가득 할 것 같아 기대가 많이 됩니다.


-두 시즌 연속으로 ‘조지’ 역을 맡고 있죠?


네, ‘킹키부츠’에서의 ‘조지’는 ‘찰리’의 든든한 지지자입니다. 여리기도 하지만 할 말은 꼭 하는 강단 있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단 ‘조지’를 분석 할 때 최대한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고, ‘찰리’의 뒤에서 묵묵한 응원군으로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전 시즌과 이번 시즌, ‘조지’ 역할을 표현함에 있어서 변화를 준 것이 있다면?


사실 그렇게 큰 변화는 없습니다(웃음). 다만 이번 시즌에 외국 연출자인 제리 미첼이 와서 인물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을 들으면서 캐릭터를 조금 더 구체화 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찰리’의 든든한 지원군이면서, 동시에 정신적인 지주 역할이기도 한데요. 공장 직원들 중에서도 ‘조지’는 공장에 대한 책임감이 누구보다 큰 인물인 것 같아요.


맞아요. ‘조지’는 ‘찰리’의 아버지인 ‘MR.프라이스’ 사장 때부터 ‘찰리’의 어린 시절을 모두 보고 겪었던 사람이에요. 공장 사람들 또한 대부분이 그러한 사람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극 초반에 아버지에 이어서 그 다음 공장의 대를 이을 ‘찰리’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노력 했습니다.


ⓒCJ ENM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궁금해요.


우선 지난 시즌에 같이 참여 했던 친구들은 이번 시즌에 만났을 때 진짜 편한 식구들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 이번에 처음 참여한 배우들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같이 분위기에 스며들었고요. 사적으로나 연기적으로 서로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연습했던 기억이 있어요. 분장실에서 가장 많이 붙어 있는 배우는 ‘MR.프라이스’ 배역을 하고 계시는 권홍석 배우인데요. 바로 옆자리에 있으면서 서로 같이 많이 챙겨주는 편입니다. 같은 시대 사람이라…하하.


-연습 중, 혹은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이번 시즌 연습 때는 코로나로 인해 저번 시즌에 참여 하지 못했던 오리지널 연출 제리 미첼이 연습에 참여한 게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작품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 등 참 많은 것을 배웠어요. 일상생활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와 감성이 느껴져서 아주 놀랐습니다. ‘나도 저렇게 멋지게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다음 기회에 또 만날 수 있겠죠?(웃음)


-작품에 참여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은?


작품 자체보단, 외부적인 요인이 우려스럽죠.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릴까봐요. 예전처럼 관객의 환호와 함성을 듣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들어요. 잘 극복 할 수 있겠죠?


-가장 좋아하는 넘버(혹은 장면, 대사 등)와 그 이유는요?


단연 가장 좋아 하는 넘버는 ‘Raise You Up’ 장면입니다. 노래도 제일 좋고 대사들도 좋고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모두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행복해 질수 있는 6단계! 공연을 보시면 알 수 있으실 겁니다. 하하.


-‘조지’ 역 외에 탐이 나는 배역도 있을까요?


아니요! 전 지금의 ‘조지’에 정말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이 ‘조지’ 역을 많이 탐내고 계신 것 같아서 잘 지켜야 할 것 같아요(웃음).


-김용수 배우가 생각하는 ‘킹키부츠’만의 매력은?


‘킹키부츠’의 매력은 ‘독특함’이라고 할까요? 다른 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작품으로서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의 음악, 독특한 소재, 독특한 캐릭터, 관객들에게는 자연스럽고 격하게 공감하게 되는 행복 에너지?


-‘킹키부츠’의 예비 관객들에게 한마디.


공연을 보시고 마음의 해방을 바라신다면 꼭 소리 질러!! 그것부터가 바로 행복 에너지 발산의 시작입니다. 공연을 보시고 자그마한 삶의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CJ ENM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지가 벌써 10여년이 훌쩍 지났어요.


뮤지컬 데뷔는 그렇지만, 배우 자체를 시작한 건 1991년부터입니다. 벌써 20년이 코앞에 온 거죠(웃음). 물론 프로 무대 배우의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생각으로는 롯데월드 테마파크 공연을 시작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첫 무대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까지 배우로서의 역량을 유지해 온 기반은 모두 그때 기초를 다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배우 활동에 필요할 것 같아 스태프 생활도 경험 했고요.


첫 대형 뮤지컬 작품의 시작은 ‘쇼 코메디’(1996)라는 작품입니다. 제 기억에 가장 많이 남은 건 그때 당시에 창작진과 배우들의 호흡이 매우 좋았다는 거예요. 가장 유명했던 넘버들의 안무를 짤 때 창작진과 배우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서 그 극에 아주 걸맞은 멋진 안무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진짜 서로의 창작이었던 셈이죠.


-원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나요?


저의 원래 꿈은 공학도였습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해서 ‘다른 사람에게 뒤쳐지지는 말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출발이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렇게까지 오래 할 줄은 몰랐어요. 하하. 지금은 하늘이 주신 천직이라 생각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능력을 다해서 배우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동안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스스로에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작품에서 만나는 동료들이 점점 더 소중해져 간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는 거예요. 제작진이나 스태프, 배우 모두 하나하나 소중하다는 생각이 점점 많이 들어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요?(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캐릭터가 있을까요? 이유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브로드웨이 42번가’라는 작품입니다. 김용수 라는 배우를 가장 많이 각인시켜준 작품이기도 하고 제가 가장 애착하는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거의 모든 배역, 심지어 무려 6시즌의 안무까지 했었으니까요.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은 없었나요?


모든 배우들은 한 번씩은 느낄 수 있는 순간이겠지만 어떤 작품의 배역을 자신이 상상했던 만큼 무대에서 표현이 잘 안됐을 때 ‘아! 난 배우를 하면 안되겠구나’ ‘왜 이렇게 못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 정말 배우를 포기하고 싶죠. 그럼에도 가족, 동료들 덕분에 지금까지 계속 무대에 서고 있는 것 같아요. 옆에서 항상 응원해주고, 도와주고, 토닥여주고, 채찍질해주고…. 지금까지 제가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은 모두 그분들 덕입니다.


-‘뮤지컬 배우가 되길 참 잘했다’라고 느꼈던 순간은?


퇴근길에 관객들과 마주쳤는데 ‘공연 보고 너무 감동 받았다’ ‘힘이 되었다’라고 말해 주실 때 진짜 배우 되길 잘 했다 생각이 듭니다!


-향후 도전하고 싶은 작품, 혹은 캐릭터가 있나요?


글쎄요. 어떤 특정 작품에 한정을 두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주어지는 대로 기회가 닿는 대로 그저 충실히 해 내야 하는 게 배우의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의 가장 큰 꿈이 있다면 앞에 계셨던 선배님들처럼 무대에 가장 오래 남은 배우,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저의 큰 소망이자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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