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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모델' 택한 이재명, 당권 출사표 "차기 총선 승리…공천 학살 없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2.07.18 05:00
수정 2022.07.17 23:27

"이기는 민주당 만들 것…실패하면 내 시대적 소명도 끝

국힘이 고발하고 동조해 검경 수사하는게 사법 리스크냐

尹 정부, 민생 위기 손 놓은 무능·무책임·무기력 3무 정권

공천 학살 사라질 것…계파정치 배격하고 통합정치 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인천 계양을)은 17일 "패배하는 민주당과 결별하고,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3·9 대선 패배 후 약 4개월 만에,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지 약 한 달 반 만에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2012년 대선 패배 후 2015년 당권을 잡은 뒤 재수 끝에 2017년 대선 승리를 거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길'을 따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며 "사즉생의 정신으로 민심에 온 몸을 던지고, 국민의 집단지성에 저의 정치적 미래를 다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뢰와 기대 속에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민생실용정당'으로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 이 임무에 실패한다면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불출마 요구의 주된 근거가 된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해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저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하며 당 대표 도전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저 역시 개인 정치사로 보면 위험한 선택임을 너무 잘 안다. 당 대표를 권력으로 보면 욕망이고, 책임으로 여기면 헌신"이라며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고 했다.


불출마 요구의 또 다른 근거가 된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이에 동조해서 검·경이 수사하는 게 무슨 사법 리스크냐"며 "비 오는 날 먼지 날 것만큼 십 수년 간 탈탈 털리고 있는데, 저한테 먼지만큼 흠결이라도 있었으면 이미 난리 났을 것"이라고 했다.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이 의원은 "수사는 밀행이 원칙인데 동네 선무당 굿하듯 한다. 조용히 진실을 찾아 책임을 묻는 게 아니고 꽹과리 치고 동네 소문을 내는 게 주목적 같다"며 "굿하는 무당인지, 수사하는 검·경인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현재 검·경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비선캠프 전용 의혹 △부인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이 의원과 가족이 연루된 사건을 여럿 수사 중이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경제·민생 위기에 손 놓은 '3무(무능·무책임·무기력)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의 눈물을 닦고 아픔을 보듬으며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민생 정치' 대신 보복과 뒷조사가 능사인 퇴행적 '검찰 정치'가 자리 잡았고, 예견된 위기가 현실화 되는데도 위기대응책이나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명(비이재명)계 중심으로 공천 불이익 우려 등이 퍼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계파정치로 성정하지 않은 저 이재명은 계파정치를 배격하고 '통합정치'를 하겠다"며 "선거마다 유령처럼 떠도는 '계파공천' '사천' '공천 학살'이란 단어는 민주당에서 사라질 것이고, 당의 전통으로 자리 잡은 시스템공천 강화로 누구나 능력·실적·경쟁력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 주자 강병원 의원이 제안한 '당 대표 공천권 포기' 관련 질문엔 "그러면 그걸 누가 하느냐"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낙연계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시을)도 이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이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설 의원은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다"고 했다. 이날까지 당 대표 출마자는 이 의원과 설 의원을 비롯해 '97그룹'의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 3선의 김민석 의원,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동학 전 최고위원 등 9명이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당 대표 후보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3명의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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