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썩소'가 두렵다 [기자수첩-정치]
입력 2024.12.28 01:00
수정 2024.12.28 08:18
"유죄 확정되기 전에 결착 지으려 안간힘"
"판결 지연 공작에 필사적…카오스한 쇼"
사마소의 속내는 길 가는 사람도 안다던데
이재명 '썩소'의 뜻은 해외 네티즌도 알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마저 거침없이 쓰러뜨렸다. 이 나라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 체제라는,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길에 접어들었다.
일본 최대 뉴스통신사 교도통신(共同通信)은 "한국 국회가 최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한덕수 총리의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한지 얼마되지 않아 권한대행까지 탄핵한 것은 초유의 사태라, 국정 혼미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고 타전했다.
일본의 3대 중앙일간지 중의 하나이자 중도 성향인 마이니치 신문(毎日新聞)은 '부총리가 대통령 대행의 대행으로'라고 제목을 뽑았다. 마이니치 신문은 해설 기사에서 "최상목 부총리는 가결 직후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담화를 했다"면서도 "경제계 등으로부터는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작 그 '최대 야당'의 당대표인 이재명 대표에게 이러한 혼미, 우려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듯 하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의 의결정족수를 마음대로 설정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져 소란스럽던 찰나, 이 대표가 한덕수 대행 탄핵소추안에 찬성 투표를 한 뒤 유유히 제자리로 돌아가며 '썩소'를 짓는 모습이 국회출입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도대체 이 상황에서의 '썩소'에 담긴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그 내심은 심지어 해외의 일개 네티즌들조차 헤아리기가 어렵지 않은 모양이다.
외신들도 "정국 혼미의 정도 심해졌다"
"불확실성 높아졌다" 우려 일색인데…
이재명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인 듯
한덕수 탄핵 찬성투표하며 '썩소' 지어
마이니치 신문의 기사에 달린 공감수 1위의 댓글에서 한 일본 네티즌은 "엉망진창(無茶苦茶)"이라며 "이재명 (대표)은 유죄가 확정되면 대통령에 입후보할 수 없게 되니까, 그 때까지 결착을 지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결국은 자신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만간 대통령 대행의 대행의 탄핵안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단 다른 네티즌은 "판결 지연 공작에 필사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며 "그야말로 카오스한 정치 쇼(カオスな政治ショー)"라고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을 바라봤다.
위나라 황제 조모(曹髦)는 사마소(司馬昭)의 제위 찬탈 의도가 노골화되자 "사마소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들도 알고 있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심 유죄 판결로 마치 '타임어택'을 하듯 '정권 찬탈'에 골몰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해외의 지나가는 사람들조차 전부 알아채는 형국이다.
나라가 어찌되든 경제가 어찌되든 그저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기 전에 어떻게든 탄핵을 결착지으려 하는 이재명 대표, 그 속내를 숨기지도 않고 본회의장에서 대담하게 드러내는 그의 '썩소'가 진실로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