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조국사태 오판 회한…내 리더십 소진"
입력 2022.07.13 13:15
수정 2022.07.13 13:15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론에는 선그어
"책임을 따지자면 내가 가장 무겁다
2년 활동한 비례에게 책임 못 물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조국 사태' 때 정치적 오류를 범해 '민주당 2중대'로 낙인 찍히게 됐다는 비판을 사실상 수용하며, 고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이른바 진보정당을 이끌어온 정치적 실험이 끝났고 자신의 리더십은 소진됐다고 자인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심상정 의원은 전날 당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의당 10년 역사에 대한 평가서'에서 "거듭 사죄드린 바 있지만 조국 사태와 관련한 당시 결정은 명백한 정치적 오류"라며 "이 사건은 내게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을 것"이라고 자성했다.
이어 "그간 당을 주도해온 세력은 낡았고 심상정의 리더십은 소진됐다"며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23년간을 버텨왔지만, 진보정당 1세대의 실험은 끝났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래를 열지 못했다"며 "이제 차기 리더십이 주도할 근본적 혁신은 주류세력 교체, 세대교체, 인물교체를 통해 긴 호흡으로 완전히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 제기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총사퇴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심 의원 본인은 경기 고양갑을 지역구로 하는 4선 중진의원이기 때문에 총사퇴 주장에 따르더라도 사퇴 대상은 아니며, 류호정·장혜영·강은미·배진교·이은주 의원이 타겟이다.
심상정 의원은 "일부 당원들이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다"면서도 "2년 남짓 활동한 비례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책임을 따지자면 그동안 이 당을 이끌어온 리더들의 책임이 앞서야 하고, 그 중에서도 내 책임이 가장 무겁다"며 "국회의원들의 정치활동에 대해 평가와 성찰과 분발을 촉구하더라도, 주요한 책임의 몫은 내게 돌려달라"고 두둔했다.
만약 당 안팎의 사퇴 요구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 5명이 총사퇴할 경우, 21대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명부에 따라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 배복주 전 전장연 반성폭력위원장, 양경규 전 공공연맹노조위원장,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 한창민 전 부대표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빼고 박창진·한창민 (후보로 비례대표를 승계한다는 것은) 정의당을 민주당 2중대로 만들어 당의 존재이유를 없애버린 자들을 출당을 시켜도 시원찮을 판에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반성의 시간마저 제정파가 비례대표 차지할 기회로 이용하다니 대단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