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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중고’ 직면한 유통가 “경영환경 최악인데 이젠 노조까지”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2.07.07 07:02 수정 2022.07.07 09:04

올 초 택배 이어 최근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몸살

하반기 대대적인 투쟁 예고…“갈수록 어려운 상황, 버티기 힘들어”

민주노총이 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노동자대회를 마치고 노동권 확대, 민영화 저지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뉴시스 민주노총이 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노동자대회를 마치고 노동권 확대, 민영화 저지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뉴시스

고물가, 고금리, 고임금, 고환율 등 4중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가 이번엔 노조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 상반기 택배에 이어 화물연대 파업으로 곤욕을 치른 상황에서 하반기 대대적인 투쟁 예고에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2일 서울 도심에서 경찰 추산 약 5만명이 참여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대규모 집회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는 올 초 택배부터 최근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한바탕 고초를 겪었다.


명절 등 이른바 대목을 앞두고 반복되는 택배파업 탓에 온라인몰은 물론 자영업자, 소상공인, 일반 소비자들까지 택배 지연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작년에는 한진, 올해는 CJ대한통운이 본사를 점거당하는 등 직접적인 기업의 피해도 컸다.


최근 벌어진 화물연대 파업 여파는 주류 대란으로도 이어졌다. 노조가 하이트진로 주요 공장에서 차량 출입을 막아서면서 편의점 등 시중 유통채널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달 14일 화물연대 파업은 종료됐지만 하이트진로 이천, 청주공장에서는 여전히 운임료 인상폭을 놓고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회원들이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유급휴게시간 및 폭염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회원들이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유급휴게시간 및 폭염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쿠팡의 경우엔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쿠팡 물류센터 노조의 본사 노숙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본사 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과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노조 측은 여름철 근로 대책 마련과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일부 직원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쿠팡 본사는 인근 대단지 아파트는 물론 여러 기업이 입주한 밀집 지역이다.


하지만 노조원들이 쿠팡 본사 앞에 대형 확성기를 설치하고 매일 3차례에 거쳐 각종 선전전이나 집회를 진행하면서 소음에 따른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이에 인근 식당과 병원, 약국 등 업주들은 노조원들의 통행 방해와 소음 유발 등으로 영업에 심각한 침해를 받고 있다며 최근 노조원의 조속한 철거를 요구하는 탄원서도 제출했다.


SPC와 CJ제일제당 등 식품업계에서도 노사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SPC의 경우 노조가 파리바게뜨 직원들의 연차와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2018년 약속한 사회적 합의안을 이행을 요구하며 지난 3월28일부터 단식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SPC와 민노총 등은 지난 2018년 1월 정부 중재로 자회사 소속 제빵기사에게도 SPC 본사와 같은 수준의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등을 포함하는 내용의 ‘사회적 합의’를 했다.


이에 따라 SPC는 자회사 PB파트너스 설립을 통해 제빵기사를 고용했고 2017년 대비 2021년 제빵사 임금을 39%, 카페기사 임금은 43% 올렸다.


CJ제일제당의 경우 1953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노조가 없다가 약 70년 만인 올 3월 처음 노조가 생겼다. 노조는 지난달 10일 첫 단체교섭안을 제출하고 연간 상여금 16.6%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노조 리스크까지 더해질 경우 버틸 재간이 없다는 반응이다. 민노총은 이달 초 대대적인 집회를 시작으로 업종별 산별 노조의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환율과 금리,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 수익성 유지를 최선으로 삼아 사업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노조 이슈까지 더해지면 정말 손 쓸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 2년여 간 코로나19에 이어 올 들어 환율 및 원재료 상승문제로 사실상 비상경영이 3년째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기업마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이 무너지면 일자리도 사라지게 된다. 갈등 보다는 생존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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