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한덕수 취임사 "민생문제 해결위해 모든 정책수단 열어 대응방안 마련"
입력 2022.05.23 11:29
수정 2022.05.23 11:33
"국민통합과 협치 앞장설 것"
"부동산, 시장 원리 작동하도록 조율"
"야당 국정운영 동반자 존중"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취임사에서 "물가불안, 가계부채와 같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부처와 장관님들과 모든 정책수단을 열어놓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민생문제 해결과 경제회복, 지속성장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국민통합과 협치에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한 총리는 민생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총리는 "코로나19 방역으로 어려움이 많은 소상공인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 지원 등을 위해 정부는 59조 4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며 "국회가 추경안을 의결하는 대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도 언급했다. 한 총리는 "부동산 시장은 시장 원리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조화롭게 조정해 나가겠다"며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급여 확대, 주거상향 이동지원 강화 등도 약속했다.
또 한 총리는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겠다며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민간 주도의 경제성장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총리는 "과거에는 정부가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지만 지금은 민간과 시장의 역량이 충분히 커졌다"며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뒤에서 밀어주어야 제대로 된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를 위해 과감하고 강력한 규제를 혁신하고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규제가 만들어진 사회적 목적을 지키면서도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개선하고 품질을 높이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인재양성 등 청년세대를 지원하며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를 착실히 준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야당을 국정운영 동반자로 존중하며 통합과 협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형식과 방법 불문하고 활발히 소통하며, 협치의 성과도 여야정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여야가 한 후보자의 인준안을 통과시키며 윤석열 대통령은 한 총리 지명 48일 만인 지난 21일 임명장을 수여했다.
다음은 한덕수 국무총리 취임식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오늘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서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를 믿고 내각을 맡겨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과 여야 국회의원님들께, 그리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코로나에 갇혔던 우리의 일상이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간절히 기다려온 일상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환경이 매우 어렵습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환율급등과 선진국들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금리인상으로 우리 경제의 부담이 한층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양극화와 불평등, 사회 갈등, 그리고 고령화와 저출산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온전한 일상회복을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다양하고 어려운 난제들이 산적한 이 시기에 국무총리직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새 정부의 첫 내각에 대한 국민과 공직자 여러분의 기대가 크실 것입니다. 지금 국민 여러분과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상식과 공정의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 민간과 시장, 기업의 역동성이 살아있는 나라,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져서 국민 행복이 하루하루 높아지는 나라,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잘 사는 나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며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저는 한평생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살려서 지금의 도전과 위기를 이겨내는 일에 진력하겠습니다.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국가비전을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첫째, 국민들께서 피부로 체감하실 수 있는 분야부터 하나하나 확실히 챙기겠습니다.
물가불안, 가계부채와 같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서 관계부처와 모든 정책수단을 열어놓고 대응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코로나 방역으로 어려움이 크신 소상공인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 지원 등을 위해 정부는59조4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습니다. 국회가 추경안을 의결 해 주시는 대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습니다.
국민들께서 많이 불안해하고 실망하셨던 부동산 시장은 시장 원리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조화롭게 조정해 나가겠습니다.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급여 확대, 주거상향 이동지원 강화 등 실질적인 주거안전망 구축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고, 이를 토대로 세계 경제에서 신뢰받고 사랑받는 중심국가로 도약하겠습니다.
일자리도 분배도 복지도 경제가 성장해야 가능합니다. 빠른 성장을 위해 국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과거에는 정부가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민간과 시장의 역량이 충분히 커졌습니다.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뒤에서 밀어주어야 제대로 된 성장이 가능합니다. 그래야 분배도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과감하고 강력한 규제혁신을 추진하겠습니다. 규제가 만들어진 사회적 목적을 지키면서도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개선하고 품질을 높이겠습니다. 이를 통해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더 나아가 차세대 반도체,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헬스 산업 등 새로운 전략산업이 커갈 수 있도록 정부의 인프라와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나가겠습니다. 중소기업 관련 정책들은 효율성이 있는 정책인지를 검토해서 다시 구축하고, 예비 창업부터 글로벌 유니콘까지 완결형 벤처생태계를 탄탄히 만들어서, 중소·벤처 기업이 경제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을 기초로 해서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를 착실히 준비하겠습니다.
지금 우리 청년들이 마주한 고민은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세대가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힘껏 지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인재양성에도 더욱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 경제적 성공과 지속적인 성장은 우리의 능력과 실력이 결정한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국민 한 분, 한 분께서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공정과 자율, 희망의 지방시대, 진정한 지역주도의 균형발전 시대를 열어나가겠습니다. 기회발전특구, 혁신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지역별 특성을 극대화하고, 지역에 대한 투자,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진하겠습니다. 특히, 지역에 맞는 교육기관을 운영해서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넷째,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책무를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코로나19의 거센 파고를 넘어, 일상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방역체계를 효율적으로 재정비해서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방어막을 구축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 정책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굳건히 지키겠습니다. 새로운 위기 상황에서도 지속가능한 대응체계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전지구적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겠습니다.
다섯째, 앞서 말씀드린 민생문제 해결과 경제회복, 지속성장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무엇보다 국민통합과 협치에 앞장서겠습니다.
통합과 협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는 생산과정 전반의 효율성을 떨어뜨립니다. 사회와 경제 갈등 구조의 해소를 통해서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겠습니다.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갈등으로 멀어진 사회를 연결해 나가겠습니다. 이웃과 이웃이 연결되고, 지역사회, 세대가 연결되어 국민들께서 함께 어울리실 수 있도록 책임을 다 하겠습니다.
또한 협치를 통해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존중하겠습니다. 형식과 방법을 불문하고 활발하게 소통하며, 여야정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는 과제부터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협치의 성과도 여야정이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도 찾겠습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우리 정부의 국정 비전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님께서 취임사에서 말씀하셨듯이, 지금의 여러 도전을 이겨내고,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익과 실용, 공정과 상식, 이 네 가지를 국정운영의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오직 국민의 이익을 기준으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 나가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역할은 정부의 첫 내각으로서, 국정비전을 더 많은 국민께 알리고,110대 국정과제를 국민과 함께 구체화해서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일 잘하는 유능한 책임 정부가 되어야 합니다.
유능한 정부는 큰 정부, 작은 정부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의 세금이 아깝지 않게 일하는 정부여야 합니다. 코로나19방역이나 부동산 대책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의 의도대로 정책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더 많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예기치 않은 과제들로부터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공직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제가 공직자 여러분께 내각을 이끌 국무총리로서 세 가지만 당부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더 확실한 현장 내각이 되어야 합니다.
위기는 현장의 힘으로 극복하는 것입니다. 더 낮은 자세로 더 가까이에서 현장을 살피고,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꼼꼼하게 챙겨 주시기 바랍니다. 디지털 소통도 강화해야 합니다. ‘디지털 플랫폼’과 같은 국민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구를 충족시켜드리고, 국민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더 창의적인 내각이 되어야 합니다.
공직사회는 법과 규정, 관행, 사회적 통념의 범위 속에서 움직여왔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생각을 한다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가치를 세워나가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방식이 필요합니다. 경직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서, 창의적으로 정책을 바라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잠재적 창의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자율과 기회를 제공하고, 성과는 충분히 보상하겠습니다. 혁신적인 행정을 추진하다가 일어나는 책임의 문제는 최대한 면책 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더 소통하는 내각이 되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국정운영에는 소관과 경계가 없어야 합니다. 행정업무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한 부처가 온전히 다 할 수 없는 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부처 간 벽을 없애야 합니다. 국회는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도 더 많이 소통해야 합니다. 국회와 정부, 공직과 민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바라보는 방향과 속도가 같도록 열린 마음으로 소통을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소통은 정책 실행에 있어서, 국민의 협력과 신뢰를 이끌어내는 핵심이며, 소통에서 나오는 수평적 리더십이야말로 공직자의 꼭 필요한 의무임을 잊지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저는 오랫동안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공직자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왔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자질과 역량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제도와 관행을 넘어 공직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노력하면 얼마든지 혁신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노력하는 정부가 아니라, 잘하는 정부가 되어야 합니다. 노력도 필요하지만, 성과에 초점을 맞추어서 낮은 자세로, 다시 한 번 현장으로 돌아가서, 새로 시작합시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직자가 창의와 혁신으로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든 국무총리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성공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