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전술핵 배치'에 부정적 입장 피력…아들 의혹엔 고개 숙여
입력 2022.05.03 01:30
수정 2022.05.02 23:24
"확장 억제 실행력 제고가 중요"…사드 추가 배치 '신중'
子 도박업체 근무 의혹엔 "사실 여부 떠나 제 부덕의 소치"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일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면서도,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전술핵 배치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미국과) 지금 전술핵 배치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한미 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는 것이 현재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답했다.
박 후보자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비슷한 질문에도 "한미 동맹으로 긴밀히 공조해 확장 억제력을 실행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한미 연합방위력을 강력하게 유지하는 게 현재로선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문회 전에도 전술핵 배치와 관련해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일관된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서는 "신정부에서 심도 깊게 검토해서 어떤 결론을 낼지 깊은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안보 문제로 인해 우리 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안보를 위해서 가장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결론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주한미군 사드도 임시배치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자 "기지 접근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사드 추가 배치보다는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가 정상적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아울러 박 후보자는 아들의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사 근무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아들이 근무했던 캐나다 소재 엔서스(NSUS)그룹이 도박사이트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서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제기되고 논란이 된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고 자세를 낮췄다.
박 후보자는 다만 엔서스그룹에 대해 "게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캐나다 소재 합법적 기업"이라며 "아들이 카이스트에 다닐 때 선배들이 같은 기숙사에 있었는데, 선배들이 만든 스타트업에 본인도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근무 경력을)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의 아들이 해당 회사에서 퇴직한 것과 관련, 후보자가 장관에 지명되고 난 뒤에 퇴직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들은 이미 3월에 퇴직의사를 밝혔고 처리가 한 달 정도 걸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3선을 지낸 직후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9억6200만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그는 김앤장 재직 당시 상세 업무 내역과 관련한 서면 질의에 "국제 문제, 통상 투자 환경 등에 대한 일반적인 조언과 자문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변호사 업무도 아닌 일반적인 조언을 하는 고문 역할이었던 점을 볼 때 일반 국민은 상상도 못 할 특권을 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박 후보자와 친분이 있는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소장이던 한미경제연구소에 박 후보자 딸이 근무한 것도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