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연상호도 인정한 티빙 '돼지의 왕', 원작 메시지 구현할까
입력 2022.03.15 15:34
수정 2022.03.15 15:34
18일 티빙 통해 공개
학교 폭력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드라마로 돌아온다.
15일 열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 온라인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과 탁재영 작가, 이재문 제작자가 참석했다.
'돼지의 왕'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 드라마다.
이번 드라마는 연상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을 원작으로 한다. 이 제작자는 '돼지의 왕'을 드라마화한 이유에 대해 "10년 전 애니메이션을 보고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연 감독님께서 '사이비'를 했으니, '돼지의 왕'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말씀을 해주셨을 때 주저 없었다"라며 "다만 어느 매체에서 어떻게 받아줄까를 잠시 고민했지만, 작가님의 대본을 보고 의심 없이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 감독님이) 너무 감사하게도 재밌게 봤다고 했고 격려를 해줬다"고 연 감독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탁 작가는 드라마화를 하며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그는 "워낙 '돼지의 왕'의 팬이었고, 호평을 많이 받은 작품이었기에 원작 팬들을 배신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또 '돼지의 왕'을 모르거나, 거리감을 느낀 분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대본을 쓰고자 했다"라며 "원작에서 중요하게 가지고 있는 메시지는 그대로 리메이크하고, 성인 부분은 리부트를 하자고 생각했다. 추적 스릴러의 재미를 강화해 처음 보시는 분들도 몰입감 있게 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라고 차별점을 밝혔다.
덧붙여 "원작에서는 이미 피폐해진 성인들이 과거를 떠올렸다면, 이번에는 끔찍한 과거를 겪은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변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이 제작자는 대중성을 강조했다. 그는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이고, 불편한 이야기 일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TV쇼고, 12부작으로 보여줘야 하는 작업이었다. 탁 작가와 신경을 썼던 것은 흥미롭게 볼 수 있냐, 재밌냐는 것이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불편한 이야기인 만큼, 좀 더 객관화된 관찰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강진아 캐릭터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캐릭터의 서사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들을 밝혔다. 먼저 '돼지의 왕'에서 20년 전 학폭(학교 폭력)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사는 황경민 역을 맡은 김동욱은 "이 작품에서는 아역 친구들이 쌓은 서사를 가지고 성인들은 어떤 사건과 갈등들을 일으킨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고민했다"라며 "그들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고, 행동을 한 뒤 심리는 어떨까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학폭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을 연기하며 더욱 책임감을 가지기도 했다. 김동욱은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했다. 촬영하는 내내.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을 했다. 또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표현을 해야 한다는 걸 매 씬마다 느꼈다. 경민이 그렇게까지 된 배경에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존재한다. 또 드라마 속 경민 만이 가진 것이 아닌, 사회적 메시지도 전달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그래서 더 고민을 했다. 어떤 인물로 그려져야 할까, 어떤 모습들로 보여야 할까 쉽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20년 전 친구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추적하는 형사 정종석 역을 맡은 김성규는 새로운 모습을 예고했다. 그는 "그간 주로 범죄자 역할을 했었다. 내가 연기를 시작하던 무렵 형사물들이 많았다. 막연히 '나도 형사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 마음에 선택을 한 것도 있다"라며 "원작을 보기 전에 대본을 먼저 봤다. 계속 궁금하고, 긴장감을 가지고 대본을 읽게 됐다. 감독님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나도 낯선 모습인데, 이번에는 회차가 진행될수록 여러 감정들을 가지고 누군가를 쫓는다. 기존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액션이나 강한 모습들도 담긴다"고 캐릭터의 감정을 강조했다. 더불어 "형사이기 전에, 이 친구가 어떻게 2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을까를 전하려 했다. 경민을 만나고 숨겨둔 기억이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경민의 친구로서 형사로서 사건을 보지만 점차 인간적인 여러 감정들이 생긴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 한 사람이 무언가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시는 분들이 느껴주셨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채정안은 사건에 꽂히면 물불 가리지 않는 카리스마 형사이자 종석의 경찰대 선배 강진아를 연기한다. 원작에는 없는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채정안은"원작에는 거칠고 센 부분들이 있었다면, 시청자들이 강진아로 인해 그의 입장에서 추리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진아는 원칙주의자다. 신념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한다. 두 남자의 갈등 과정에 이입을 하며 나름의 갈등을 보여준다. 이런 부분들이 드라마틱하게 느껴졌다"라고 다채로운 매력을 귀띔했다.
이 제작자는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했다. 폭력의 수위도 있다. 이유가 있었다. 마냥 잔혹하기만 한 게 아니었다. 꼭 그 감정을 함께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표현의 수위라는 게 자유로워 감사한 환경이었다"라며 "(주제, 내용이) 조금 버겁기도 하다. 하지만 TV물에서 이렇게 무거운 주제로, 불편한 이야기를 긴 시간 흥미롭게 만든다는 건 도전이었다. 티빙 오리지널을 하며 힘들지만 쾌감이 있었다"라고 작품의 무게감을 강조했다.
'돼지의 왕'은 18일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