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종목’ 최민정에게 아픔인 1000m [빽투더 스포츠]
입력 2022.02.10 14:47
수정 2022.02.11 06:58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심석희에 걸려 넘어져
아픔 치유하기 위해서는 방해 없는 완벽한 금메달
에이스의 완벽한 부활이다.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이 최고조에 이른 컨디션을 등에 업고 개인 종목 메달 사냥에 나선다.
최민정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종목에 출전한다.
최민정은 전날 열린 예선서 1분28초053의 기록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최민정은 안나 보스트리코바(ROC) 셀마 파우츠마(네덜란드) 캐서린 톰슨(영국) 등과 함께 출발했고 레이스 초반 중하위권에서 기회를 엿보다 순식간에 치고 나가며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최민정은 가장 먼저 출전한 혼성계주서 대표팀이 예선 탈락하는 바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뒤이어 열린 500m 종목에서도 빙판에 미끄러져 아쉽게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최민정이 침묵하는 사이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심판의 개최국 중국을 향한 노골적인 편파판정이 수차례 벌어졌고 황대헌, 이준서 등 남자 선수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신발 끈을 조여 맨 최민정은 보다 의욕적으로 셋째 날을 맞았다. 개인 종목 1000m 예선을 무난하게 통과한데 이어 3000m 계주에서는 막판 스퍼트로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하며 대표팀을 결승 무대에 올려놓았다. 그만큼 최고의 컨디션이라 할 수 있다.
최민정에게 여자 1000m 종목은 아픔 그 자체다.
4년 전인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기대와 달리 결승서 5번째로 골인했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최민정은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대표팀 동료였던 심석희와 가벼운 충돌이 있었고 이로 인해 두 선수가 모두 넘어지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후폭풍은 3년 뒤인 지난해 말 뜻하지 않은 곳에서 터졌다.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 심석희가 동료 선수들을 헐뜯었던 문자메시지가 공개됐고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크게 실망한 최민정은 곧바로 진상 조사를 요구했고, 대한체육회 조사 결과 고의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문자 메시지의 내용 자체가 동료 선수의 경기를 망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큰 충격과 파문이 일었고 최민정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그렇기에 이번 여자 1000m에 대한 최민정의 의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과거의 아픔을 잊기 위해서는 치유가 필요하며 지름길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당당히 따낼 1000m 금메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