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GCC FTA 협상 12년 만에 재개…문대통령 "경제 성장 동반자"
입력 2022.01.20 04:30
수정 2022.01.19 23:49
文, 사우디서 GCC 사무총장 접견…협상 재개 합의
"공동 번영 위한 미래 협력 기반 구축되길 바라"
靑 "수소·신재생 에너지·바이오 등 협력 기대"
한국과 걸프협력회의(GCC·Gulf Cooperation Council)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2년 만에 재개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나예프 알 하즈라프 GCC 사무총장을 접견해 한-GCC의 FTA 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6개국의 지역협력기구로 회원 간 경제·안보 협력 활동을 수행한다. GCC는 우리와 에너지·건설 협력을 중심으로 상호 호혜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왔으며 특히 중동 지역과의 교역에서 78%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교역 대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있는 GCC 영빈관 접견실에서 나예프 총장을 만나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량 61%를 GCC 회원국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며 GCC의 주요 인프라 건설에 한국의 우수한 건설기업이 참여하고 있다"며 "GCC와 한국은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와 경제성장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GCC와 한국의 협력은 이제 보건·의료, 과학기술, 국방·안보, ICT와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GCC와 한국 간 협력 차원이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오늘 만남을 통해 양측 공동 번영을 위한 미래 협력 기반이 더욱 단단하게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나예프 총장은 "한국과 GCC는 그간 역내 안보와 안정을 추구한다는 하나의 목표와 원칙과 기조 아래 특별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면서 "양국 간의 관계는 양측 모두에 호혜적인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에 2014년에 체결된 MOU를 기반으로 협력이 조금 더 체계적으로 발전하고 있었다"며 "2018년과 2020년 공동계획도 마련했고, 그런 계획 아래 앞으로 2027년까지 갈 수 있는 새로운 단계를 준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GCC FTA 협상은 2007년 처음으로 시작된 후 2009년까지 3차례 진행됐지만, 2010년 1월 중단됐다. 당시 GCC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EU, 미국 등과도 협상을 중단했다. 청와대는 GCC가 협상 재개를 공식화한 건 한국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양국은 가능한 빠른 기간 내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1분기 중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번 협상 재개로 중동 지역의 거대 경제권인 GCC국가와도 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구조 개편 움직임에 있는 GCC국가들과 수소, 신재생에너지, 의료·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 협력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