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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10조 수수료 잔치…코로나 수혜 논란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2.01.10 06:00 수정 2022.01.07 16:48

1년 전보다 1조3000억 급증

카드·증권사 반사이익 톡톡

4대 금융그룹 순수수료 이익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수수료로 벌어들인 돈이 1년 새 1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연간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카드와 증권과 계열사들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 금융사들이 과도한 수수료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개 금융그룹이 거둔 순수수료 이익은 총 7조6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 따지면 1조3740억원 증가했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우선 KB금융의 수수료 이익이 2조743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6.4%나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 역시 2조181억원으로, 하나금융은 1조7824억원으로 각각 15.0%와 10.0%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수수료 이익도 1조1058억원으로 51.3% 급증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이들의 수수료 실적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의 연간 수수료 이익은 2020년에도 8조5156억원에 달했다.


◆비은행 부문 선전 왜


금융그룹의 수수료 보따리가 커진 건 카드와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의 선전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해 1~3분기 4대 금융그룹 카드 사업 부문의 수수료 이익은 1조50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0% 늘었다. 증권 계열사의 수수료 순익도 1조724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9%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수료 성적 상승에 가속도가 붙은 배경에는 코로나19의 직·간접적인 영향이 자리하고 있다. 카드사의 경우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으로 실시된 긴급재난지원금의 덕을 봤다. 대량의 재난지원금이 카드 결제에 사용되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가 카드사들의 몫으로 떨어진 것이다.


증권사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속도로 불어난 시장 유동성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까지 추락하면서 시장에 풀린 돈이 주식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증권 거래가 활발해졌고, 이로 인해 증권사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수수료도 몸집을 불린 것이다.


반면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수수료 이익 성장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2019년 말부터 시중은행 판매 펀드에서 손실 논란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판매 규제를 강화한 탓이다. 주로 펀드 상품 판매에서 수수료를 거두는 은행으로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영향 등으로 4대 금융그룹 소속 은행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수료 이익은 2조651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나는데 그쳤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권의 수수료 실적 확대에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금융사들이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온전히 챙기는 행태로 여겨질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서비스 이용에 따른 비용 발생은 당연한 일이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하면 수수료 부문 등에서 보다 현실적인 지원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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