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이재명 장남, 상습도박 사실상 자백한 것…실형 가능성"

상습도박 범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처해

법조계 "온라인 글 쓴 사람과 장남 동일인물 확인되면 '완전한 자백'…상습도박 혐의 적용될 듯"

"보강증거 있어야 형사처벌 가능…수사기관이 금융자료 조회하면 쉽게 확보"

"혐의 부정 도저히 못한다고 판단해 사과한 듯…도박은 나라 망할 징조라더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장남 이모(29)씨가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 후보가 직접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씨가 후기를 직접 남긴 행위 등은 범죄사실을 사실상 '자백'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조선일보는 이씨가 2019~2020년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온라인 포커를 즐기고, 온라인상에 서울 강남의 도박장에 드나들었다는 후기까지 시리즈로 남겼다. 또 500여 만원을 땄다고 자랑하고, 회사에서 여유가 있을 때 도박을 하려고 했다고 적기도 했다.

형법 제246조 제 1항은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단 일시 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 아울러 2항은 상습으로 도박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씨가 온라인상에 스스로 도박 후기를 남긴 것이 중요 범죄 증거가 될 수 있으며, 이들 내용이 과장 없는 사실임이 확인되면 상습도박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사 출신 임무영 변호사는 "자신이 '돈을 땄다, 잃었다. 어디 도박장 갔다 왔다' 등 글을 쓴 것은 자백과 동일하게 볼 수 있다"며 "자백뿐만 아니라 보강 증거도 있어야 형사처벌이 가능한데, 이는 수사기관이 금융자료를 조회하면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이어 "단순 도박행위는 형법 246조 1항에 따라 벌금형에 그치지만, 상습적인 도박행위는 2항에 따라 징역형도 가능하다"며 "이씨가 실형을 살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사평론가인 서정욱 변호사는 "자백은 반드시 법정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판례상 일기장에 쓴 것도 자백으로 인정되기도 한다"며 "온라인에 글을 쓴 사람과 이씨가 동일인물 이라는 것만 확인되면 완전한 자백으로, 상습도박 혐의 적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012년 자신의 SNS에 올린 ‘나라가 망할 징조 2번째는 도박’ 제목의 게시물. ⓒ트위터 캡쳐.

전문가들은 이어 이씨의 상습도박 의혹 관련해 이재명 후보도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임 변호사는 "이 후보는 자신의 부친이 도박만 하고 다니던 사람이라고 회고한 적이 있다"며 "국민들은 이 후보를 포함한 일가가 도박 본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해도 이제는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실제 이 후보는 2006년 회고록에서 '아버지는 돈이 생길 때마다 밤에 몰래 화투장을 다니고 결국 재산을 거덜냈다'고 적었다.

서정욱 변호사는 "이 후보 측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데 부인은 남편이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지만, 아들의 행실에 대해서는 부모 책임이 명백하지 않느냐"며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사과만 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소속 이헌 변호사는 "이 후보 측에서도 이번 혐의는 도저히 부정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빠르게 사과문을 내놓은 듯 하다"며 "이 후보 본인이 과거 자신의 SNS에서 '나라가 망할 징조는 도박'이라고 비판적 견해까지 내놓는 등 명백한 불법이기 때문에 더더욱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아들의 잘못에 대하여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