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최윤호, ‘뉴 삼성’ 변화 역할에 쏠리는 눈
입력 2021.12.08 06:00
수정 2021.12.08 08:34
삼성 사장단 인사서 부회장 승진과 SDI 대표이사 내정
이재용 신임에 미전실-사업지원TF 출신 인사 '공통점'
미래 신성장 발굴-시너지 효과 창출 위한 협업 주목
삼성전자가 7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이 삼성SDI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향후 이들의 역할 확대가 주목된다.
이들은 미래전략실에 이은 사업지원TF 출신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어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전날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현호 사업지원TF장의 사내 역할이 한층 증대될 전망이다.
사업지원TF는 전략과 인사 등 2개 기능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및 관계사의 공통 이슈 협의, 시너지 및 미래사업 발굴 등의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정현호 부회장은 지난 2017년 11월부터 조직을 이끌어 왔다.
승진과 함께 보직을 유지한 정 부회장은 그동안 해온 것처럼 TF장으로서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삼성전자 및 전자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트로이카(김기남·김현석·고동진)에서 투톱(한종희·경계현)으로 변모한 대표이사 체제를 뒷받침하면서 이들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 승진 정현호 활동 반경 넓히나
1960년생인 정 부회장은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았던 핵심 인사다. 이재용 부회장과는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동문이다.
지난 2016년 말 전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이듬해 2월 미전실 해체로 다른 인사들과 함께 보직에서 뮬러났었지만 이후 미전실 핵심 인사 중 유일하게 복귀해 같은해 11월 신설한 사업지원TF장을 맡아오며 이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입증했다.
정 부회장이 중장기 사업 전략 모색과 경쟁력 강화 방안 수립을 총괄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승진은 미래사업 발굴에서 그의 역할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특히 당초 조직개편 일환으로 제기됐던 미전실과 같은 컨트롤타워 부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업지원TF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모양새다.
삼성은 과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전실 해체 후 삼성전자(사업지원TF)·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삼성물산(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강화TF)에서 각각 TF를 운영해왔으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이 내부적으로도 그룹 전반의 업무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가 주목받아왔지만 결국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 신분으로 재판도 여전히 진행 중인 사법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국정농단 사태로 해체한 미전실의 부활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사업지원TF의 역할과 위상이 증대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어서 향후 정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뉴 삼성으로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 온 만큼 정 부회장이 이에 맞춰 미래 먹거리 발굴과 중장기 사업전략 및 경쟁력 강화 방안 수립, 조직체계 정비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사업 육성 중책 맡은 전략통 최윤호
이번 인사에서 새로운 삼성SDI의 수장으로 내정된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1963년생인 최윤호 신임 삼성SDI 대표이사는 지난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약 33년만인 지난해 1월 사장 승진과 함께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사내이사로도 선임된 그는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임원으로서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경영을 보좌해왔다.
이력 대부분을 경영지원·경영관리·사업지원 등의 역할로 채운 전략통임에도 삼성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 육성이라는 중책을 맡긴 것에서 이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이 그대로 나타난다.
특히 최 대표가 정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미전실과 사업지원TF 출신 인사로 이번에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를 꿰 찼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최 대표는 지난 2010년 말 인사에서 삼성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임원으로 선임된 후 2014년 4월까지 3년 반 가량 미전실에서 근무했고 2017년 11월 사업지원TF가 출범하자 담당임원으로 합류해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에 오르기 전까지 2년 넘게 역임했다.
미전실 근무 당시에 경영진단팀장이었던 정현호 부회장과는 사업지원TF까지 이어져 TF장과 담당임원으로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췄던 만큼 둘의 케미도 주목된다.
한 명은 미래사업을 발굴하고 삼성전자와 관계사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하는 역할을, 다른 한 명은 미래 주요 신성장 사업 중 하나를 맡아 성장시켜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상호 유기적인 협력이 더욱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업지원TF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지원TF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여 향후 관련 인사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