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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우려...“한은, 내년 금리인상 영향 제한적”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1.11.30 10:47 수정 2021.11.30 13:54

학습효과·인플레 심화 '테이퍼링' 유효

“내년 1~2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그대로”

한은 기준금리 추이 그래프 ⓒ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한•미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시장은 오미크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예고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 역시 내년 1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오미크론이 금리인상 시계에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한 뒤 요동쳤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최대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중증을 동반하고, 기존 백신을 무력화시킨다면 각국의 전면 봉쇄가 확산되고 장기화되며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 확산이 부정적 시나리오로 진행된다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0.4%p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상원 은행위원회 출석 전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 출현은 고용과 경제활동에 하방 위험을 제기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며 “물가 안정 목표에 전념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파월이 오미크론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연준이 오미크론의 위험성에 대해 주시하고 있으나, 시장은 예정대로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연준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폭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의 변종 바이러스의 잇따른 출현으로 경제 회복 속도가 둔화하긴 했지만, 둔화 정도는 점차 약해졌다”며 오미크론이 경제에 미칠 타격이 델타 변이와 비교보다 약할것이라 전망했다. 오히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테이퍼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은이 전날 내놓은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 자료에서도 JP모건은 지난 주 후반 빠르게 부각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가 테이퍼링 가속화 가능성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내년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큰 영향 없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현재로선 오미크론 변이 발생이 곧바로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 점, 다수의 변이로 경제주체들의 학습효과가 생긴 점 등이 그 근거다. 내년 하반기 금리 인상 여부는 수출 등을 포함한 대내외 한국 경제 상황, 인플레 가속화 등이 가를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주열 총재 임기 만료인 3월 전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하반기 경제 여건을 살펴본 뒤 연말까지 금리를 최대 1.50% 안팎으로 인상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오미크론 변이 출현이 경제 하방 요인으로 언급한것을 살펴보면, 테이퍼링 속도 자체는 빠르게 진행될 것 같지 않다”면서도 “한은은 코로나19 불확실성 속에서도 금융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두고 금리 인상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내년 금리 인상 기조에도 큰 변함 없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1월보다는 내년 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수출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하락하고,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급등 부담 등으로 추가 금리인상은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출현으로 인해 경제 지표들이 치명적인 변화를 나타낸 상황은 아니고, 바이든 대통령이 봉쇄는 없을것이다고 공표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며 “델타변이를 경험한 학습효과 등으로 테이퍼링을 가속화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년 2월까지 한은이 금리인상을 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은이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현 1.0%에서 1.25%로 올리고, 3분기 통화정책정상화 요인이 확대된다면 예방적 차원에서 한 번 더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 파월 연준 의장 청문회 발언 등으로 보고 향후 통화정책에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내달 14~15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를 열고 테이퍼링 속도 조절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앞서 이번주에는 미국의 경기를 진단하는 베이지북과 고용지표가 나올 예정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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