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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결국 김종인과 결별하나…막판 극적 합류 여지도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11.23 14:36
수정 2021.11.23 14:49

尹·金, 각자 불편한 감정 내비쳐

'金 선대위 불참' 두고 의견 분분

"金, 야권서 대체불가능한 존재"

"함께 못 간다면 조기 포기가 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과 오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초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 합류가 유력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결국 윤석열 당 대선 후보와 결별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선대위의 전반적인 구성과 방향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윤 후보는 23일 각각 서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간 선대위 인선안을 두고 공공연하게 부딪혀 왔지만 언론을 향해서는 "논의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던 모습과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광화문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 일상으로 회귀하고 있으니 선거에 대해 나에게 구차하게 묻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상황에서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지 여러 차례 얘기했고, 그걸 잘 음미하며 왜 이런 결심을 내리게 됐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윤 후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심을 굳힌 상태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후보 또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윤 후보 또한 이날 취재진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그 양반이 말씀하는 것은 나한테 묻지 말라"며 "취재진이 직접 (김 전 위원장의 진의를) 파악해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대선 경선 경쟁 후보들과 여의도에서 오찬을 진행한 윤 후보는 참석자들을 향해 더이상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불참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분분하다. 여러 차례에 걸쳐 굵직한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승리를 이끌었던 김 전 위원장이 이번에도 '윤석열 선대위'에 합류해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관측과 괜한 분란 조정을 야기할 바엔 빼고 가는 것이 낫다는 관측으로 나뉜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나이 여든이 넘은 인물이 다시 킹 메이커로 나서는 현실이 정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김종인은 야권에서 대체불가능한 존재"라며 "시대정신을 생각하고 국민의 마음을 읽으며 미래 의제를 고민하는, 나이는 많지만 지금의 야권에서는 가장 젊은 사고를 가진 인물"이라 강조했다.


유 평론가는 "결국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제원 의원 등과 함께 하기 위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결별을 불사했다는 얘기인데, 이해하기 어려운 과거회귀적 선택"이라며 "언제나 자기와 가깝고 편한 사람들을 곁에 두려는 발상이 무척 위험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또한 "이건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선거의 기조와 보수의 혁신에 관련된 노선의 문제로 아무리 얘기해도 이걸 이해를 못하는 듯 하다"며 "장제원, 권성동, 김병준, 김한길 데려다가 뭘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데, 자기들만의 힘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게 후보의 판단이라면 할 수 없는 것"이라 꼬집었다.


반면 한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가 전격적으로 선대위의 방향성을 전폭적으로 수정해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며 급한 불을 끄고 넘어가더라도, 본격적인 선거전에서 후보 본인 및 캠프 핵심 인사들과 시시각각 부딪힐 것이 자명하지 않은가"라며 "결국 함께 갈 수 없다면 조기에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이 되레 약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막판 극적 합류 여지도 남아 있어
金 "尹이 찾아오면 만날 수 있다"
"조금 시간 걸려도 인정 받는 선대위 만들어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윤 후보가 빠르면 오는 25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 명단을 최종 확정할 전망인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이 막판 극적인 합류를 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만나는 거야 뭐, 찾아오면 만나는 거지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통화에서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가 인정하고 용인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선대위를 꾸리는 것이 훨씬 낫다"며 "꾸려서 혼란과 갈등, 이견만 있으면 안 하느니만 못 하다. 늦어지더라도 조율을 통해 누구나 인정하는 선대위를 만드는 것이 나은 것"이라 바라봤다.


장 교수는 "결국 선대위가 꾸려지게 되면 윤석열 후보가 중심을 잡으며 서로가 조심하며 큰 이견은 없을 수 있다"며 "김종인 전 위원장은 큰 틀에서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약간의 이견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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