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글로벌 스토리' 장착한 SK, 동남아서 연이은 성과
입력 2021.11.11 16:25
수정 2021.11.11 16:25
베트남 마산그룹 산하 '크라운엑스'에 약 4000억원 투자
현지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새로운 투자 기회로 이어져
경쟁력 있는 현지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성장 시장에서 추가 투자기회를 만들어내는 SK그룹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동남아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지 사회 및 파트너와 쌓은 신뢰 위에 SK 역량을 더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이 전략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글로벌 스토리’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SK는 11일 베트남 최대 식음료ž유통 기업인 마산그룹 산하 ‘크라운엑스(CrownX)’에 3억4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크라운엑스는 베트남 식음료 1위 ‘마산컨슈머홀딩스(MCH)’와 유통 1위 ‘윈커머스(WinCommerce)’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크라운엑스는 사업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중국 알리바바(Alibaba)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4억달러(약 47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번에 SK는 2018년 마산그룹 투자시 확보한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라 알리바바와 동일한 투자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SK가 지난 4월 윈커머스에 4억1000만 달러(약 4800억원)를 투자한 것도 같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른 것이다.
크라운엑스의 자회사 MCH는 소스, 라면, 가정용 간편식 등 기존 사업군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음료, 생활용품 등 새롭게 추진한 사업에서도 성공을 거두면서 2018년 이후 매년 20% 이상의 매출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윈커머스는 베트남 현대식 유통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약 2300개에 달하는 편의점과 120여개의 슈퍼마켓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10% 이상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윈커머스는 최근 알리바바의 동남아 전자 상거래 플랫폼인 라자다(Lazada)와 협력해 온라인 유통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라자다가 가진 2400만여명의 고객과 상품 추천‧검색 기술에 힘입어 온라인 거래액이 매월 4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초기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특히, 온라인 유통 비용 구조 및 배송 시스템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온‧오프라인 공동 구매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갖췄고, 슈퍼마켓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배송 비용은 줄이면서도 속도는 크게 높였다. 여기에 동남아 1위 모빌리티 기업인 그랩(Grab)과 제휴해 최대 4시간 내 배송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윈커머스의 온라인 사업은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더욱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는 베트남 온라인 식료품 유통시장이 2024년까지 45%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SK는 이번 투자를 통해 더 강화된 마산그룹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 베트남 내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온‧오프라인 유통, 물류, 핀테크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계약 체결식에는 SK동남아투자법인 박원철 대표와 마산그룹 대니 레(Danny Le) CEO를 비롯한 SK그룹 및 마산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박 대표는 “마산그룹은 베트남 시장에서 성공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이며 ”SK는 금번 투자를 통해 성장하는 베트남 유통시장에서 큰 결실(Big Reap)을 맺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니 레 CEO는 “이번 투자로 크라운엑스의 성장 가능성을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며 “앞으로 SK와 함께 베트남 시장을 선도하는 소비자 플랫폼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