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반값아파트 '송곳검증'…SH, 반년 넘은 사장공백 채울까
입력 2021.11.11 05:09
수정 2021.11.11 08:31
金 "강남권 5억, 그 외 서울 전역 3억에 주택 공급"
시의회 "정책 실현 가능성 떨어져"…한목소리 비판
SH사장 장기공백 부담…吳, 청문회 결과 상관없이 임명할 듯
서울시의회가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에 나섰다.ⓒ뉴시스
서울시의회가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에 나섰다. 김 후보자가 줄곧 주장해온 부동산정책의 실효성과 공공기관 경영 능력 등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뤄졌다.
시 안팎에선 서울시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김 후보자의 부동산정책을 대거 반영한 SH공사 혁신안을 직접 발표한 만큼 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사장 자리에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일 서울시의회에서 개최된 SH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선 김헌동 후보자가 주장해온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등 정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집중공격이 이뤄졌다.
시의회 의원들은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효성을 제고할 만한 고민은 없이 시장 상황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정책만 남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저격수'라 불릴 정도로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으나, 이날 청문회에선 시장 상황에 따라 입장을 달리할 수 있다는 우회적인 답변을 반복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간 김헌동 후보자는 '노후주택은 고쳐 쓰면 된다'며 정비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해 왔다.
김 후보자는 "원칙은 고쳐 쓰는 것이 정상이라고 본다"면서도 "일부 (오 시장의 정책과) 다를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필요하다면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인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으나 SH공사 사장이라는 위치에선 정부 정책이나 시장 환경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본인이 거주하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동의서는 제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앞으로 지어지는 아파트 및 건축물에 대해선 재건축·재개발이 필요 없도록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한 설계와 사후관리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명 '반값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한 계획도 설명했다. 그는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강남권 30평대 아파트를 3억~5억원 수준에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김헌동 후보자는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강남권 30평대 아파트를 3억~5억원 수준에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데일리안DB
김 후보자는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은 분양하는 반값아파트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시민들은 최소비용으로 주택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서울 전 지역에 빈 땅을 찾아 토지를 확보 및 비축하고 충분한 주택이 공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남권은 SH 이윤을 붙여서 5억원 정도로 하고 그 외 주변 지역 등 서울 전역은 3억원 정도가 적정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했다.
도심 내 부지 확보 문제는 "서울 주변에 빈 땅이 꽤 있다"며 "세텍 부지나 수서역 공영주차장 부지 등 여러 곳을 찾아보면 활용 가능한 부지가 많고 해당 부지는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진 곳인 만큼 빠르면 내년 초라도 예약제를 통해 실행시킬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분양원가 투명 공개를 약속하며 SH공사 사장 임명 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진행 중인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SH는 현재 경실련과 분양원가 공개를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SH는 경실련이 요구한 정보는 건설업체의 절대적 영업비밀이라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김 후보자는 "독단으로는 할 수 없겠지만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항소심을) 취하하겠다"며 "아는 상식으로는 (취하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 SH공사 사장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청문회 이후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등 부동산정책을 지속 주장하면서도 정책과 관련한 이해가 부족하고 실행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단 이유에서다.
다만 시 안팎으로는 시의회에서 부적격 의견을 내더라도 오세훈 시장이 재차 적임자라고 내정한 만큼 결과와 상관없이 SH공사 사장으로 임명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는 청문회 하루 전날인 9일 김 후보자의 반값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 부동산정책을 반영한 SH 5대 혁신안을 직접 발표했다. SH공사 사장 공백이 반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