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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文과 이재명, 선거지원·안전보장 거래 협잡 중단하라"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11.03 15:00
수정 2021.11.03 15:01

"녹음 안되는 상춘재에서 50분간 밀담

사기 총선 이어 또 '고무신 선거' 획책

종전선언 추진 그만두라…대못박기

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물러나달라"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운데)가 3일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오른쪽), 안상수 홍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관권선거 중단과 이재명 대장동 비리 특검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본경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문재인정권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밀고 퇴임 후에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관권선거 책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홍준표 의원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6년 동안 대선을 여섯 번 치렀는데 이런 부정·관권선거 시도는 유례가 없었다"며 △'상춘재 밀담'으로 대표되는 협잡 중단 △이재명 특검 즉각 실시 △선거중립내각 구성 △예산으로 '이재명 지원금' 퍼주기 중단 △임기말 종전선언 등 대못박기 중단 등을 요구했다.


△'상춘재 밀담' 협잡과 관련해 홍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는 청와대 본관이 아닌, 자동녹음이 안되는 상춘재에서 만나 약 50분 동안 밀담을 나누면서 선거 지원과 대장동 비리, 퇴임 후 안전보장 등 다양한 논의를 했을 것"이라며 "무슨 거래와 협잡이 있었느냐"고 추궁했다.


△'이재명 지원금'에 대해서는 "지난해 총선에 맞춰 전국민 재난지원금 14조3000억 원을 풀어 사기 총선을 시도하더니, 이번에 또 자유당식 고무신 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며 "국가 예산과 행정부처, 정부 정책은 철저히 중립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의 선거 수단이 아니지 않느냐"고 공박했다.


△이념정책 대못박기를 향해서는 "종전선언 추진을 그만두라.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지난 지방선거처럼 국민을 속이려 하느냐"며 "임기말 하산길에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대못박기는 하지 않는 게 정치적 도리다. 그냥 조용히 물러가달라"고 압박했다.


메시지 무게중심 文정권·이재명 옮겨
여론조사 앞두고 尹지지층 자극 삼간듯
"바람이 이기는 당내 경선 결과될 것
이제는 文과 이재명 상대 게임 짜겠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운데)가 3일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오른쪽), 안상수 홍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관권선거 중단과 이재명 대장동 비리 특검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처럼 홍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현 정권을 강하게 다그친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1~2일 책임당원선거인단 모바일투표가 유례없이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데다, 이 기간 중에 홍 의원이 대구·부산 등 영남권을 방문해 지지세를 체감한 결과, 캠프 내부적으로 경선 승리를 확신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당내 경선에서의 경쟁 주자 언급을 삼가고, 정권교체의 대상인 현 정권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정조준하는 것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이날부터 국민여론조사가 시작되는 것을 감안해, 경쟁 주자 지지자들을 자극해 결집시킬 수 있는 발언은 삼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홍준표 의원은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우리 당의 책임당원 중에서 전화가 안되는 분들이 20%가 된다"며 "57만 명 중에서 20%를 빼버리고 투표가능한 대상을 추려보면 60%가 투표를 하더라도 거의 80%에 가까운 투표율이 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일부 당협위원장이나 국회의원이 웹발신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찍어달라'고 했는데 대답이 대부분 욕설로 받아서, 한 번 하고 두 번째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조직은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못해서, 결국 바람이 이기는 당내 경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정권과 이 후보를 정조준한 이날의 기자회견의 배경에 대해 홍 의원은 "이제는 당내 경선은 언급하는 게 적절치가 않다"며 "문 대통령과 이재명을 상대로 게임을 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선의 승패에 관해서는 압도적인 열세 속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던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자신이 승리한다면 '기적'이 연출되는 셈인데, 그러한 기적은 반드시 현실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준표 의원은 "우리 캠프가 잘했다기보다도 상대 캠프가 정치를 처음 하다보니까 방만했다"며 "호남 비하 발언을 하고서도 호남 인사 한두 명만 영입하면 희석되는 것으로 착각했고, 세 과시를 하기 위해 이미 집에 가야할 사람들을 무더기로 데려왔는데, 그것은 이기는 길이 아니라 구태 정치로 돌아가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 경력으로 보면 내가 구태로 몰려야 옳은데, 구태로 몰린 것은 오히려 상대 후보 아니냐"며 "내가 이기면 기적이 연출되는 것인데,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그런 기적이 현실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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