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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교육방송 EBS가 보여준 ‘청소년 드라마’의 또 다른 의미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10.24 09:02 수정 2021.10.24 09:02

EBS가 ‘하트가 빛나는 순간’을 통해 7년 만에 청소년 드라마를 부활시켰다. 연애, 진로 등 10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함께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SNS 문제를 녹여내며 ‘교육’ 목적을 강화했다. 재미와 의미 두 가지 모두를 놓치지 않으려는 EBS의 노력이 청소년 드라마의 또 다른 의미를 보여줬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지난달 28일 EBS ‘하트가 빛나는 순간’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디지털 세상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이 시대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2014년 ‘슴슴한 그대’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EBS의 청소년 드라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10대들이 주인공인 청소년 드라마는 방송가에서 꾸준히 제작되던 단골 장르였다. 1999년 방송된 ‘학교’는 고등학생들의 리얼한 이야기를 다뤄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03년까지 꾸준히 시리즈로 제작되며 10대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배우 장혁을 비롯해 하지원, 김래원, 김민희, 조인성 등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청소년 드라마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이 됐던 ‘학교’는 지난 2013년 10년 만에 부활했지만,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드라마 ‘반올림’이 청소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시즌3까지 제작된 바 있으며, 이 외에도 ‘비밀의 교정’, ‘정글피쉬’, ‘드림하이’ 등 다수의 청소년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었다.


최근에는 웹드라마가 이 흐름을 이어받았다. TV보다 스마트폰이 더 익숙한 10대들의 특성을 웹드라마가 파고들었고, ‘열일곱’, ‘에이틴’ 시리즈 등이 짧은 호흡 안에 10대들이 흥미를 보일 만한 연애, 진로 고민 등의 이야기를 녹여내며 1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15분 내외의 짧은 시간 안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는 웹드라마 특성상, 내용은 로맨스나 학교 폭력, 왕따 등의 소재로 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진지한 고민을 담아 문제의식을 끌어내기보단,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대다수였다.


이 가운데 7년 만에 청소년 드라마를 부활시킨 EBS가 대놓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드라마’라는 것을 강조하며, 청소년 드라마의 또 다른 존재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10대들이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작품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 안에 지금의 10대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도 청소년 드라마의 또 다른 의미인 것이다.


친구 관계, 또는 10대들의 풋풋한 연애 이야기 등 일상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유발하는 것은 웹드라마와 다르지 않지만,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10대들의 일상과 온라인 만남의 위험성 등 의미 있는 주제를 녹여낸 것이 차별점이다. 엇갈리는 애정 관계 속, 온라인 거래를 하다 위험한 남성을 직접 만나게 되고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에피소드 안에 녹여내며 재미와 교육 목적 모두를 달성 중이다. 22일 기준 유튜브상에 공개된 ‘하트가 빛나는 순간’ 1회는 120만 조회수를 넘겼으며, 지난 19일 공개된 4회도 37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앞서 손예은 PD가 이번 프로그램의 기획 이유에 대해 “EBS에서 7~8년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했었는데, 청소년들 관심사가 TV보다는 뉴미디어로 넘어가면서 제작을 쉬어가고 있었다”라며 “10대들을 위한 콘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10대들을 위한 콘텐츠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걸 제작한다면 EBS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고 말했었다. 그의 말처럼, 10대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담으며 EBS의 역할을 제대로 상기시키고 있는 ‘하트가 빛나는 순간’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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