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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고객 관리도 '부익부 빈익빈'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1.10.20 06:00 수정 2021.10.19 10:59

중·소형사 해약율 고공행진 여전

코로나 계기로 양극화 심화 우려

효력상실해약율 상위 10개 생명보험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에서의 고객 이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전염병으로 인해 개인의 건강을 둘러싼 경각심이 커지면서 보험을 지키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중·소형 생보사들은 가입자 관리에 난항을 겪으며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무리한 영업에 따른 부작용이 더욱 가시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24개 생보사의 효력상실해약율은 평균 4.88%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4.50%p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효력상실해약율은 생보사가 보유한 전체 보험 계약 규모 대비 중도에 중단되거나 해약되는 계약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효력상실해약은 보험료가 연체돼 계약내용의 효력이 정지된 보험과 해약된 보험을 함께 일컫는 표현으로, 효력상실해약율은 이 같은 금액을 연초보유계약액과 신계약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코로나19가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 관측되고 있는 효력상실해약율 개선은 생보업계의 기존 통념을 다소 벗어난 현상으로 평가된다. 경기 침체가 심화할수록 보험을 깨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런 관점에서 코로나19는 단순한 불경기 악재로 풀이해선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염병의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개인의 건강 리스크를 완화하는 보험의 기능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무리한 영업 부작용 더 커진다


문제는 생보사의 규모에 따라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 붙잡기에 힘을 내고 있는 대형사들과 달리 중·소형 생보사들은 여전히 빠져나가는 가입자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다.


실제로 처브라이프생명의 효력상실해약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9.16%로 같은 시점 생보업계 전체 평균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이어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KB생명이 각각 7.33% 6.70%로 해당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이밖에 라이나생명(5.41%)·푸본현대생명(5.35%)·동양생명(5.26%)·메트라이프생명(5.25%)·DB생명(5.23%)·미래에셋생명(5.09%)·신한생명(5.02%)·오렌지라이프(4.91%)·IBK연금보험(4.89%)의 효력상실해약율이 생보업계 평균 이상이었다.


반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 생보사들의 효력상실해약율은 3%대 후반 내지는 4%대 초반에 머물며 대조를 이뤘다. 삼성생명은 3.74%, 한화생명은 3.97%, 교보생명은 4.15%의 효력상실해약율을 나타냈다.


보험업계에서는 날이 갈수록 가입자 관리를 둘러싼 양극화의 골이 한층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자신의 수요를 확실히 파악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적극적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공격적 영업의 악영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일단 신규 가입을 늘리고 보자는 식의 영업이 심화할수록 향후 효력상실해약율 지표는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고객들의 실질적 보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부작용은 더 커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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