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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첫 시험대?…생보사 사망보험 '위태'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1.09.01 06:00
수정 2021.08.31 10:50

준비금 이자 부담 4%대 여전

투자 수익률은 3%대 '턱걸이'

국내 빅3 생명보험사 사망보험 준비금 적립 부담 금리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사망보험 고객들의 보험금을 마련하기 위해 짊어지고 있는 이자 부담이 여전히 4%에 중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로금리가 1년 넘게 이어졌지만 사망보험을 둘러싼 금리 압박은 여전한 모양새다.


반면 생명보험업계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겨우 3%대에 턱걸이하는 수준에 머물면서 역마진 우려가 계속되는 와중, 한국은행이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생보사들의 사망보험 관리는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들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금 지급을 위한 준비금 조성 과정에서 감당한 평균 금리는 4.76%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평균인 4.73%와 비교하면 0.08%p 떨어지는데 그쳤다.


생보사별로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우선 한화생명의 생명보험 준비금 관련 이자율이 4.86%로 같은 기간 대비 0.06%p 낮아지긴 했지만, 조사 대상 생보사들 중에선 최고치를 유지했다. 교보생명 역시 4.67%로, 삼성생명은 4.43%로 각각 0.09%p씩 해당 수치가 하락했다.


하지만 생보업계에서는 시장 금리가 크게 추락한 만큼 금리 부담을 덜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보사들이 사망보험 준비금을 쌓는데 요구되는 이자가 어느 정도 축소긴 했지만, 지난해 기준금리가 1%p 가까이 추락하며 역대 최저인 0%대를 기록해 온 현실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 확대되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p 인하하는 이른바 빅 컷을 단행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0%대까지 떨어진 건 이번에 처음이다. 이어 한은은 같은 해 5월에도 0.25%p의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0.50%로 역대 최저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역마진 압박 가중 우려


문제는 생보업계가 자산운용을 통해 거두고 있는 투자 수익률이 3%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사망보험만 놓고 보면 생보사들이 1%p 이상의 역마진을 감내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불려 미래에 이를 다시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생보사 입장에서 이런 흐름은 구조적 악재다.


실제로 생보업계가 운용 가능한 자산을 투자해 올린 수익률은 올해 1분기 기준 평균 3.06%에 불과했다. 3대 생보사의 운용자산수익률도 ▲삼성생명 2.67% ▲한화생명 3.36% ▲교보생명 3.44% 등으로 모두 3% 안팎에 머물렀다.


그런데 최근 한은 기준금리까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생보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인해 사망보험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이자가 지금보다 더 불어날 수 있어서다.


한은은 지난 달 26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존 0.50%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인상했다. 한은 기준금리가 조정된 건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내 처음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사망보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느 정도의 역마진을 감수하며 경쟁을 이어 왔지만, 생각보다 빠른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출혈경쟁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염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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