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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윤석열, 입당 후 첫 '상견례'…'아름다운 동행' 가능할까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1.08.02 11:56 수정 2021.08.02 13:02

입당하며 '지도부 패싱' 논란 불거져

입당일 유출 두고 감정싸움이 원인?

앙금 풀어내고 대선 준비 급선무 평가

李 "대동단결해야" 尹 "오히려 홀가분"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입당한 윤석열 예비후보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꽃다발을 주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입당을 전격 결정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국회에서 상견례를 가졌다. 입당 과정에서 양측 간 다소 감정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본격적인 대선 경선 국면에서 이른바 '아름다운 동행'이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국회 본청 228호를 찾아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함께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정권을 심판하는 데 힘을 보태주기로 한 윤 전 총장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주 치맥회동을 하며 '대동소이'라고 했는데 '대동소이'가 아니고 '대동단결'로 갈아치워야 한다"고 환영의 메시지를 건넸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입당을 환영해주신 당과 지도부, 당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제가 비상식을 상식으로 정상화시켜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드리려는,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큰 빅텐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당 소속 신분으로서 국민의힘 그리고 저 자신이 나라의 정상화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과 함께하는 게 올바른 생각이라는 판단 하에 예상보다 일찍 입당한 것"이라 화답했다.


입당 결정 이후 첫 만남에서 표면적으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속내가 다른 점이 감지된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이 '깜짝 선언'을 통해 당사에서 입당식을 치렀지만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모두 지방 방문 일정과 개인 휴가로 서울을 비운 상태에서 절차가 이뤄졌던 탓이다. 일각에서 윤 전 총장 측이 의도적으로 지도부를 패싱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분석의 배경엔 입당 조율 과정에서 불거졌던 신경전이 있다는 관측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 과정과 마찬가지로 윤 전 총장도 당 최고위가 열리는 이날을 전격적인 입당 선언 날짜로 잡고 있었는데 데일리안의 보도를 통해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흘러나가자 유출 책임을 두고 당 지도부와 공방을 벌였고, 결국 당초 예정보다 3일 앞당겨 '기습 입당'을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해 이 대표와 함께 회의장 배경막에 있는 '로딩중' 그래프에 배터리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과의 상견례 전 이뤄진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에 보도됐지만 원래 2일에 입당하는 것으로 사전 양해가 있었다"며 "정보가 유출됐다고 해서 일정을 급하게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 그렇게 했더라도 다시 상의를 했어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또 "(2일 입당 사실) 유출 경로에 대해 귀책 사유가 어딘지를 두고 서로 이견이 있는 것 같은데, 형식에 있어서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다"며 "여의도 바닥에선 제가 지방일정을 수행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원래 입당할 때는 당 사무처에 문의하기 때문에 당대표 일정을 알려주며, 일정은 재조정하면 되는 것인데 좀 의아한 부분"이라 말했다.


이 대표가 없는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식을 진행하며 관련 질문에 "이 대표의 지방 일정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해 불만의 목소리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원내대표 또한 "하여간 조금 어색한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사전에 준비가 없이 전격 입당했으니 어색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라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결과적으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완료한 만큼, 과정에서 있었던 앙금을 신속하게 풀어내고 경선을 준비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 스타일이 돌직구 스타일이기 때문에 결심했으면 기다리지 않는다"며 "8월 2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사가 나오니까 오늘 그냥 가자 무슨 문제가 있느냐, 이게 윤 전 총장 스타일"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날짜가 샌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여수에서 '다소의 오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8월 경선버스를 제가 요구했는데 7월에 탔으니까 너무 잘된 일이다'고 정리하고 넘어갔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신지호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 또한 "오히려 좀 홀가분해지는 게 있다.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입당을 언제 하느냐 이것 때문에 캠프가 거기 대응하느라 여러 가지 에너지를 많이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말끔히 정리가 됐기 때문에 온전히 원래 캠프 본연의 전략 수립이나 기획이 가능해진 상황"이라 평가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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