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국의 시간'엔 침묵…민생·정책엔 '목소리'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1.06.01 14:47
수정 2021.06.01 15:10

조국 칭찬하든 비판하든 논란 휘말릴 가능성

침묵 유지하며 애초에 논란 휩싸이는 것 방지

민생·정책 경쟁엔 '목소리'…'유능한 지도자' 이미지 부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권 대권주자 지지율 1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여권 내 대권 경쟁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앞 다퉈 '응원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조 전 장관의 회고록이 출간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책이 출간되는 1일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조 전 장관을 옹호하든, 비판하든, 둘 다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을 응원할 경우 중도층 이탈 가능성이, 조 전 장관을 비판할 경우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미운털'이 더 박힐 수 있는 탓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다른 분들 책 냈을 때도 (이 지사께선) 특별한 언급이 없었는데 조 전 장관이 책 냈다고 해서 언급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반면 이 지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안심소득'에 대해선 매우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오 시장이 지난달 27일 안심소득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바로 다음 날인 28일부터 30일까지 잇달아 비판 메시지를 쏟아냈다.


또 민주당이 2차 추경을 통해 전 국민 대상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지사는 지역화폐로 2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정청에 지역화폐형 제2차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청드린다"며 "현금으로 선별 지원한 40조원 가까운 2∼4차 재난지원금과 비교해 규모가 3분의 1에 불과한 13조 4천억 원의 (전 국민) 1차 재난지원금이 훨씬 경제효과가 컸다는 것은 통계적으로나 체감상 증명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가 불안한 불황기에 현금 지급은 승수효과가 적어 액수가 커도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이제 상식"이라며 "선별 현금지급은 시혜적 복지정책에 불과하지만, 보편적 지역화폐 지급은 중첩 효과를 내는 복지적 경제정책"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같은 이 지사의 '투트랙 행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선 언급을 삼가고, 민생 이슈·정책 경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능한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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