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특별대우 오해' 피하려…충수 터질 때까지 참았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수염으로 응급수술까지 받게 된 배경에는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오해를 피하려 최대한 고통을 참으려 했던 본인의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 수술 경과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의료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오후 5시께 북부 통증으로 구치소 의무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구치소 의료진은 충수염 소견으로 외부 진료를 권고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주말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외부 진료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부회장은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진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별일이 아닐 경우 교도관 등에게 폐가 될 것을 우려해 최대한 참았다는 것이다.

이후 고통이 너무 심해 도저히 참지 못할 상황이 되자 재차 교도관에게 알렸고, 결국 의료진은 서울구치소 지정병원인 인근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으로 이 부회장을 이송했다.

이 병원에서도 다른 상급 병원으로 이동을 권고함에 따라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고, 이 과정에서 충수가 터져 결국 응급수술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충수염 수술은 일주일 안에 퇴원하지만 충수가 터질 경우 장내 감염 정도에 따라 그 이상의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상황을 지켜본 뒤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구치소로 돌아와 치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 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수감생활 중이었다.

이 부회장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수감 상태로 법무부 관리를 받고 있어, 삼성 측에서도 이 부회장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전해 듣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의료진 권고에 따른 입원 치료 기간이 끝나면 구치소에 돌아갈 예정이다.

다만, 회복 기간을 감안하면 오는 25일로 예정된 첫 정식 공판 출석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식 공판은 공판 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해야 한다.

이 부회장 측은 아직 법원에 기일 연기를 요청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못하게 되면 법원은 함께 기소된 다른 삼성 관계자들만 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열거나 공판 기일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