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도망간 장수가…" 오세훈 "나경원은 안철수 못 이겨"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2.27 12:00
수정 2021.02.26 23:33

나경원·오세훈, 합동토론서도 재차 정면충돌

나경원 "강경보수라고? 낡은 이분법 자제하라"

오세훈 "먼저 짜장면·짬뽕 이야기하지 않았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의 양강 후보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보수론'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오 전 시장이 자신을 '강경보수'로 낙인 찍는다고 비판하며 2011년의 무상급식 중도사퇴를 들어 반격했고, 오 전 시장은 나 전 원내대표가 먼저 '짜장면·짬뽕론'을 들어 스스로 우회전했다며 나 전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후속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맞받았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채널A 사옥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자꾸 나를 강경보수라고 이분법을 말하는데, 나는 보수 정치인으로 신념에 있어서는 원칙에 가깝지만, 누구의 머리라도 빌릴 자세가 돼 있다"며 "진중권 전 교수부터 진대제 전 장관까지 내 캠프에 오니, 낡은 이분법은 자제해달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오 후보가 줄곧 내가 원내대표 시절에 장외투쟁한 것을 문제 삼고, 지난 번 토론회에서는 얻은 게 없다고까지 했다"며 "내가 100% 잘한 원내대표는 아니지만, 2011년 '도망간 장수'가 '싸운 장수'를 나무라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오세훈 전 시장은 "문재인정권이 무도한 정권이라고 광화문에서 연설한 것에는 동의한다. 그 때문에 강경보수라 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본인이 먼저 (예비경선을 앞두고) 짜장면·짬뽕을 이야기하며 '보수 본색'이라 하지 않았느냐"고 받아쳤다.


아울러 "'중도는 실체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나 후보가 했기 때문에, 내가 이번 선거에서 중도를 잡지 못하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내 답의 요지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안철수 대표를 이기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맞섰다.


나경원 "오세훈의 '정치적 결단', 낡은 뒷거래"
오세훈 "마음 합해야 지지층 옮겨온다는 취지"
조은희·오신환, 양강 공격하면서 존재감 부각


양강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이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와의 최종 단일화와 관련해 여론조사 경선보다는 정치적 결단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을 놓고서도 격론을 주고받았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011년 안철수와 박원순이 얼싸안았던 사진을 2021년에 다시 꺼내실 것이냐"며 "아주 낡은 뒷거래, 정치적 담합, 그들끼리만 행복한 단일화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오세훈 전 시장은 "마음에 합해야 단일화가 되고 단일화가 됐을 때 지지층이 옮겨온다는 취지"라며 "서울시 운영을 함께 한다는 확신이 없으면 어렵다"고 답했다.


'다크호스'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은 양강 후보를 거세게 공격하며 빈틈을 노렸다.


최근 '반(反)나경원 후보단일화설'을 놓고 오세훈 전 시장과 충돌했던 조은희 구청장은 이날 합동토론에서 행정수도의 세종 이전을 놓고 오 전 시장에게 맹공을 가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지난해 7월 강연에서 오세훈 후보가 행정수도 이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자고 한 뒤, 이틀 뒤에 페이스북에 입법부는 물론 사법부도 옮기자고 했다"며 "지금도 주민투표로 행정수도 이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추궁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나경원 후보의 역선택 방지 이야기는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오세훈 후보의 정치적 담판론도 단일화를 깰 수 있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100% 시민여론조사를 통해 승리하는 단일화로 가야 한다"고 두 후보를 함께 비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