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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오세훈, 백분토론서 '책임론' 놓고 정면충돌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2.23 07:00
수정 2021.02.23 06:44

나경원 "스스로 내팽개친 시장 다시 하겠다고?

시의원이 29명일 때도 못했는데 지금은 6명뿐"

오세훈 "공수처·선거제 얻어낸 것 하나도 없다

현금 푸는 공약 많이 하던데 위험선 넘고 있다"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생방송 100분 토론 출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4인의 첫 합동토론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정면충돌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오세훈 전 시장을 겨냥해 △지난 2011년에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자진사퇴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출마하는 게 명분이 있는 행동인지 △당 소속 시의원이 29명일 때도 시정을 힘들어했는데 6명은 지금은 가능하겠는지 공박했다.


공격에 직면한 오세훈 전 시장도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향해 △지난 2019년 원내대표 시절 공수처·선거제법 투쟁 때 얻어낸 게 하나도 없었다는 점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현금성 공약을 가장 많이 내걸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격을 가하면서, 두 후보 사이의 공방전에서는 불꽃이 튀었다는 관측이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2일 오후 생방송된 MBC TV '특집 백분토론'에서 "오세훈 후보가 2011년 무상급식 때 사퇴했던 것은 모두가 무책임했던 일이라고 한다"며 "스스로 내팽개친 시장을 다시 하겠다는 게 명분이 있느냐"고 공격했다.


이어 "그 당시 시장직을 내놓은 이유 중에는 무상급식 뿐만 아니라 시의회에 우리 당 시의원이 29명밖에 없는 여소야대라 '못해먹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지금은 시의회에 우리 당 시의원이 6명 뿐이라 더 어려워졌는데 얼마 있다가 또 그만두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전 시장은 "재난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할 것인지를 놓고 민주당 스스로 헤매고 있지 않느냐"며 "가치 논쟁으로 끝까지 싸웠던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자리를 걸었던 것은 사죄 드린다"고 답했다.


반대로 오세훈 전 시장은 "나경원 후보가 원내대표를 1년 동안 하면서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 얻어낸 게 하나도 없다"며 "황교안 대표는 참회록을 썼는데, 나경원 후보도 보수를 표방하는 분들께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역습했다.


아울러 "이번에 보니 현금을 제일 많이 푸는 공약을 하더라"며 "서울시 예산이 40조 원 정도 돼서 많아보이지만 이것저것 빼고나면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돈은 많지 않다. 위험선을 넘어가고 있다"고 반격했다.


이에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조국 사태'로 광화문에 나와 외칠 때 바라보고만 있었어야 했겠느냐. 나는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다한 것"이라며 "공약은 꼼꼼하게 다 계산했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곳에 (예산을) 쓰고 있다"고 일축했다.


첫 4인 합동토론회…조은희·오신환 지지 호소
조은희 "초보운전자도 장농면허운전도 안된다"
오신환 "97세대 대표가 나가야 보궐선거 승리"
국회 세종시 이전 반대 놓고 의기투합하기도


지난 8일 미디어데이 이후 보름만에 4인 후보자가 한 자리에서 토론하는 합동토론의 장이 열린 가운데,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도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의 각축전 속에서 차별화를 모색하며 서울시민들의 선택을 호소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세 분은 10개월 전 (총선)에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다 쓰러질 때 혼자 살아남아 보수의 자존심을 지켰다"며 "초보운전자는 어렵고 10년 전 장농면허 운전자도 길을 헤매다가 사고가 날 수 있다. 나는 야당 구청장으로서 서울시 현장에서 달리는 참신한 모범운전자"라고 자부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49대51의 '중원 싸움'에서 부족한 2%를 챙기는 것은 컨텐츠와 후보자의 진정성"이라며 "IMF와 청년실업·부동산대란을 직격으로 맞은 세대인 97세대를 대표해서 나온 오신환이 나가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승리하고 정권교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은희 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은 주도권토론 도중 국회의사당의 세종시 이전 반대 입장을 놓고 의기투합하기도 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무마하려는 꼼수로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꺼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청와대는 서울에 두고 국회만 옮긴다는 것은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러자 조은희 구청장은 "생각이 같다. 세종으로의 국회 이전은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들고나오는 불순한 정치"라며 "민주당은 표로 정치를 하며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얄팍한 술수를 지금이라도 포기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범야권 후보로 "국민의힘 후보가 적합" 32.9%
국민의당보다 높은 결과…나경원·오세훈 반색
羅 "국민이 현명…일할 수 있는 여건 아신다"
吳 "여론조사로 하면 국민의힘이 유리한 위치"


한편 이날 백분토론에서는 범야권 후보의 단일화 문제와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9~20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범야권 후보로 국민의힘 후보가 적합하다는 응답은 32.9%, 국민의당 후보가 적합하다는 응답은 22.9%로 국민의힘이 10.0%p 높게 나타났다. 무소속 후보가 적합하다는 응답은 6.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 돌입하게 될 개연성이 높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은 반색하는 반응을 보였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국민들께서 현명하시다. 누가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인지 알고 계시는 것"이라며 "시장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시의회·국회·정부와의 관계가 중요하며, 문재인정부의 국무회의에도 야권을 대표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선 정치인인 내가 된다면 정당의 힘으로 서울시에 필요한 입법도 할 수 있고, 예산도 가지고 올 수 있다"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시민들께서 선택하실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가장 바람직한 것은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겠지만 힘들어졌다. (후보) 개인이 아니라 당을 대표하기 때문"이라며 "여론조사로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나아가 "저들 (문재인정권)은 '위기에 강한 나라'를 주장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강했던 나라를 위기에 빠뜨린 정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4월 7일은 심판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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