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T, ‘5G 중간요금제’ 내놓는다…소비자 선택권 강화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1.02.23 11:14 수정 2021.02.23 11:17

정부와 월 100GB 안팎 요금제 출시 사전 협의 돌입

9-200GB 사이 선택지 없어…시장 경쟁 활성화 기대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SK텔레콤

SK텔레콤이 월 100기가바이트(GB) 안팎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 요금제 출시를 위해 정부와 사전 협의에 돌입했다.


현재 9~200GB 사이의 요금제가 없는 상황에서 공백을 메우는 상품이 출시되면 소비자 선택권이 강화되고 5G 요금제 경쟁 활성화로 가계 통신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주말 5G 중간 요금제 신고 전 사전 협의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 SK텔레콤에는 월 5만5000원(이하 부가세 포함)에 데이터 9GB를 제공하는 ‘5G 슬림’ 바로 위에 월 7만5000원에 200GB를 제공하는 ‘5GX 스탠다드’만 있을 뿐 그 사이 선택지가 없다.


예를들어 사용자가 월 100GB만 사용하고 싶어도 관련 요금제가 없어 더 비싼 200GB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100GB만큼 사용하지 못하는 데이터는 그냥 허비되는 셈이다.


현재 SK텔레콤은 100GB 안팎의 요금제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반면 과기정통부는 월 30~50GB 수준의 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이견이 있다.


정부와 SK텔레콤간 양측의 입장차로 구체적인 요금 구간 설계에 대한 협의에 시간이 필요할 전망으로 실제 요금제 출시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이 협의 후 확정된 안을 신고하면 유보신고제에 따라 과기정통부가 15일 이내에 이를 수리 또는 반려하게 된다.


회사의 계획대로 월 100GB 대역이 새로 나오면 요금제는 6만원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부는 월 30~50GB 수준까지 제공 데이터가 낮아져야 가계통신비 절감과 소비자 선택권 강화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T는 '5G 슬림’ 요금제에서 월 5만5000원에 10GB를 제공하고 ‘5G 심플’ 요금제를 통해 월 6만9000원에 110GB(소진시 5Mbps 속도 제어 무제한)를 제공하고 있지만 10~110GB 사이에 중간 요금제는 없다.


LG유플러스도 월 5만5000원에 12GB를 제공하는 ‘5G 라이트+’와 7만5000원에 150GB를 제공하는 ‘5G 스탠다드’ 사이에 중간 요금제가 없다.


앞서 SK텔레콤도 지난달 15일 기존 상품보다 평균 30%가량 저렴한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인 ‘언택트(비대면) 플랜’을 출시한 바 있다. 월 요금 자체는 내려갔지만 여전히 월 3만8000원에 9GB를 주거나 5만2000원에 200GB를 주는 상품 사이 중간 대역이 없는 상황이다.


해당 요금제 출시 후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인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5G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 구간 설계가 잘못돼 있다”며 “데이터 제공량 50GB, 100GB 구간의 중간 요금제 신설을 통한 5G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측은 SK텔레콤의 이번 중간 요금제 출시로 5G 시장 경쟁이 활성화하고 나아가 알뜰폰(MVNO)업계와의 상생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의원은 “현재 알뜰폰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과 달리 경쟁력 있는 구간대의 다양한 요금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협의가 잘 이뤄져 이통사가 30GB 혹은 50GB 대역 요금제를 내놓으면 알뜰폰에서 더 다양한 대역의 요금제를 선보이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 요금제 출시로 5G 시장 요금제 경쟁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자 선택권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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