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대선 4·7 재보선⑤] 야권 선거연대 실현 가능성은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1.01.08 07:00 수정 2021.01.08 05:24

野, 선거연대 향한 잰걸음

경선룰 고친 뒤 통합 논의까지 진도 '쭉쭉'

다양한 선택지 든 안철수의 결단에 주목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권주자급에서 출마를 선언했거나 유력하게 거론되는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사진 왼쪽부터, 선수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세 달 앞두고, 야권의 선거연대를 향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출마와 함께 '단일화'를 거론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안 대표를 향해 '원샷 경선', 입당, 통합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가 정권 심판의 성격을 갖고 있는 데다,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만큼 결국 단일 후보를 뽑는데 성공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정치권의 시각이다.


7일 정진석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문재인 폭정 종식을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대의만 있을 뿐"이라며 "통합 없이 단일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밝히며 '내가 국민의힘 바깥에 있어야 중도 표가 나를 중심을 결집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누가 그런 엉터리 이야기를 하느냐"며 "지금 중도 표가 '폭정 종식'의 간절한 바람 때문에 '제1야당'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전격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단일화가 승리로 이어지고 그 동력으로 정권 교체까지 이뤄지기를 대다수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계신다"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안 대표에게 간곡히 제안하고자 한다. 국민의힘으로 들어와달라, 합당을 결단해 주시면 더 바람직할 것이며 그러면 저는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달 20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며 처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언급한 이후, 야권 선거 연대 논의가 당대당 통합까지 확장한 셈이다.


'선거 연대' 향한 野 논의 확장하는 모양새
후보 단일화에서 시작해 '입당' 거쳐 당대당 통합까지


흐름만 두고 보자면, 선거 연대를 향한 야권의 열망은 계속해서 커지는 모습이다. 당초 안 대표는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야권이 힘을 합해야 하고, 야권 단일후보로 맞서 싸워야만 한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곧장 안 대표의 '단일화' 의견에 환영의 의사를 표시했고, 경선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당원 20%, 국민 80%'로 정한 본경선 방침이 안 대표와의 '원샷 경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받아들여 100% 완전국민경선으로 방향도 틀었다.


그러자 시선은 자연스럽게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쏠렸다. 국민의힘이 경선룰까지 고치며 안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입당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6일 "100% 시민 경선을 한다고 할지라도 외부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려면 우리 당원이 돼야 한다. 입당이 전제되지 않으면 같이 경선을 할 수가 없다"며 안 대표의 입당을 압박했다. 그러다 7일엔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대당 통합을 거론한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에서 최후의 1인을 선출한 뒤 다시 당 밖에 있는 안 대표와 단일화를 하는 가장 느슨한 형태의 선거연대에서 시작된 논의가 '입당'을 거쳐 당대당 통합까지 나아간 셈이다.


단일화 시점 언제 될지도 변수
安 대표 결단에 따라 시간표 달라진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예견된 미래라고 본다면, 선거 연대 방식과 함께 남은 또 하나의 최대 변수는 단일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공은 안철수 대표에게 넘어갔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오 전 시장이 제안한 대로 이달 17일까지 합당을 결단할 수도, 2월 말에 입당을 할 수도 있다.


만약 안 대표가 국민의힘이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최후의 시점까지 아무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단일화 논의는 3월 초까지 지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 본인이 야권 단일 후보가 되고자 한다면 늦어도 2월 말에는 국민의힘에 입당해야 할 것"이라며 "본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제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에 자연스럽게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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