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3등의 역사' 안철수, 국민의힘 '입당'의 손짓에 화답할까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1.01.07 03:00 수정 2021.01.07 05:23

'국민 100% 경선'으로 안철수에 '입당' 손짓

安 "한 당 내 경선 구도 도움 되겠나" 했지만...

거대 양당에 밀려 '3등'한 경험만 수차례

"선거 다가올수록 경쟁력 약해져…결단 빨라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데일리안

국민의힘이 '국민 100% 경선'으로 사실상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입당'의 손짓을 한 가운데, 안 대표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6일 오는 4·7 재·보궐선거 후보 본경선을 100% 완전국민경선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당초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예비후보들 중 상위 4인을 선출하는 예비경선을 국민 100%,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본경선을 국민 80%·당원 20%로 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런데 이를 바꿔 예비경선에 당원의 의견을 반영하고, 본 경선에서는 국민 100% 경선을 하기로 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우리의 이런 자세 전환이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지길 기대한다"며 안 대표의 화답을 기대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당 원칙'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100% 시민 경선을 한다고 할지라도 외부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려면 우리 당원이 돼야 한다. 입당이 전제되지 않으면 같이 경선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전날 KBS 인터뷰에서는 "국민의힘은 가장 적합한 후보를 2월 말까지는 확정할 것"이라며 "만약 단일화를 한다면 3월 초에 단일화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 선거 공고 전에만 단일화가 이뤄지면 상관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아 국민의힘 단일 후보가 선출될 경우, 3월 중에 안 대표와 순차적 단일화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막판 단일화를 하게 될 경우 제1야당의 기반을 가진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일단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도와 합리적 진보를 모두 합쳐야 (더불어민주당을) 겨우 이길 수 있는데 한 당 내에서 경선하는 구도로 가는 게 과연 도움이 되겠느냐. 양쪽 지지자들 중에) 조금이라도 떨어져나가면 선거는 더 어려워진다"며 입당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제3지대'의 독자 후보로 이번 선거를치를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안 대표가 출마 선언과 함께 '야권 단일화'를 약속한 데다, 그가 그동안 양강 구도의 정당이 아닌 '제3지대'의 후보로 선거에 나섰다 번번히 '3등'으로 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경선 룰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결국 선거는 치러보지도 못한채 불출마를 선언하고 중도하차를 결정해야 했다. 당이라는 기반이 없던 당시의 안 대표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거라는 평가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로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이 폭락했던 시점이지만, 선거 결과 안 대표는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4.03%)에게 밀리며 결국 3등(21.41%)을 했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는 안 대표가 홍준표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투표함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던 셈이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안 대표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23.34%)에게 밀려 19.5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서 안 대표만큼 거대 양당의 힘과 제3지대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인물이 없었을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수의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국민의힘이 안철수 대표를 제외한 상태로 내부 경선을 거쳐 최종 단일후보를 선출하면, 안 대표의 경쟁력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 대표의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최후의 1인과 싸우는 것보다 다수의 국민의힘 후보군과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두고 경선을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하고 있더라고, 본 선거가 가까워 질수록 '제1야당'의 후보의 경쟁력이 더 세질 수밖에 없다"며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고자 한다면 늦어도 2월 말에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