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앞두고 바빠진 중국…왕이, 이달말 한일 방문 추진
입력 2020.11.16 14:38
수정 2020.11.16 14:41
시진핑 연내 방한·방일 모색할 듯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장담 어려워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달 말 한국과 일본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내년 초 출범할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인 한일과 함께 대중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 측이 동북아 외교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6일 정치권 및 외교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화상으로 진행되는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차례로 소화한 뒤 한국과 일본을 찾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련의 회의 중 가장 늦게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오는 21일 폐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도 이달 마지막 주는 돼야 순방 일정이 잡힐 거란 관측이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번 순방을 통해 코로나19, 경제 분야 협력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방일 성사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외교가에선 중국 측이 시 주석 연내 방한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지난 8월말 부산을 찾은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시 주석 방한의 조기 성사를 합의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 측은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제주도 회담도 좋다'는 의견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이날 "양국 고위급 간 교류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라며 "중측 인사의 방한과 관련해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2일 "양측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조속히 (시 주석) 방한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기본으로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방한) 날짜는 아직 구체적으로 조율이 들어간 상황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역시 지난 4월 시 주석 방일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관련 일정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지난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혀왔다는 점에서 왕이 국무위원 방일 성사 시, 시 주석 방일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일 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흐름이 뚜렷해 단기간 내에 시 주석 한일 순방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지도자 방문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에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2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일본에선 매일 1500명 안팎으로 환자 수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