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5단계’…카페·외식업계 “다 죽게 생겼다”
입력 2020.08.29 05:00
수정 2020.08.28 20:44
정부, 30일부터 수도권 2단계 거리두기 강화
수도권 카페와 음식점 등 밤 9시부터 포장, 배달만 허용
사실상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 조치가 단행되면서 카페·외식업계는 ‘패닉 상태’에 처했다. 매출 피해가 막대한 데다, 뾰족한 대안없이 정부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지난 16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했는데도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이런 강화된 방역지침을 추가로 시행키로 했다. 이번 조치는 감염 위험도가 큰 젊은층과 아동·학생, 고령층이 주된 대상으로, 3단계보다 낮은 2.5단계 수준이다.
이에 따라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8일간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카페에서는 매장을 이용할 수 없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또 음식점은 낮과 저녁 시간에는 이용할 수 있지만,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이용 할 수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되 카페·음식점 운영에 관한 추가 방역 조치를 오는 30일 0시부터 다음 달 6일 밤 12시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추가 방역 조치를 보면 먼저 카페 중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음료 등을 포장해 갈 때도 출입자 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이용자 간 2m(최소 1m) 간격 유지 등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우선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커피전문점이다. 이디야·커피빈·파스쿠찌 등 주요 업체들은 이미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일부 매장에서만 배달을 시행하고 있는 데다, 아무래도 내점 고객 대상 매출이 크다 보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디야 커피 관계자는 “전국에 3000개 매장중에 1600개가 배달 서비스를 시행중이고, 배달 매장 확장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가맹점들의 매출 타격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도 “30일 일요일부터 약 900개의 수도권 매장에 한해 테이크아웃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배달은 검토 하지 않고 있다”며 “방역당국 지침에 적극 협조하며 지속적인 방역 강화를 통해 고객과 파트너의 안전을 위한 운영에 더욱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정상 영업을 하지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카페와 마찬가지로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햄버거 브랜드 롯데리아와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는 정부 발표 직후 영업 관련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또 맥도날드·롯데리아·KFC 등 패스트푸드 업계도 긴급히 상황 파악에 나섰다.
한 패스트푸드 업계 관계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 한 이례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서도 어떻게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지 지속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며 “정부 지침에 최대한 협조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외식업계도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7개월 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는 반응도 나온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한 기업으로서의 문제가 아닌 코로나19는 사회적인 문제기 때문에 수도권 지침 내려온 대로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며 “가맹점주들과 함께 숙지해서 그 기간 만큼은 확산 방지를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외식업은 아무래도 저녁 매출이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일상생활과 서민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고 생활방역위원회 등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정에서도 신중한 의견이 다수 제기됐으나 거리두기 3단계는 우리가 가진 마지막 카드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의 일상과 생업에 큰 불편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며 지금의 확산세를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은 현실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국민 여러분의 넓은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