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쫓아 우왕좌왕, 믿음 안가"…'소신파' 조응천, 與전대 출마자들 향해 직격탄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0.08.18 06:00
수정 2020.08.18 05:08

조응천 "관심·논쟁·비전 없는 3무 전당대회

말로는 민생,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

신동근 "동의 못해…보수 세력 프레임"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8·29 전당대회가 흥행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당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전당대회를 '관심·논쟁·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라고 혹평하며 전대 출마자들을 향해 "못 믿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론조사 숫자로도 나타나지만 우리는 지금 위기 상황에 처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조 의원은 "3무 전대다. 분명 비정상"이라며 "'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이렇게 이끌 것이고, 내가 최고위원이 되면 당은 저렇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하시는 분 찾아보기가 힘들다.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하시는 분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몇몇 주류 성향의 유튜브, 팟캐스트에는 못 나가서 안달들이고, 이름만 가려놓으면 누구 주장인지 구분할 수도 없는 초록동색인 주장들만 넘쳐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대 출마자들이 경쟁적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에 나서는 등 친문(친문재인) 표심만을 겨냥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어떤 후보한테 물어보니 '일단 당선되고 봐야하지 않겠나? 당선되고 나면 달라질 거다'는 대답이 돌아오고, 다른 후보는 '당이 혼란스러운데 내가 나서서 중심을 잡아야 할 것 아니냐'고 강변한다"며 "전대(全大) 때도 토론과 경쟁이 없는데, 전대 끝나면 변할 거라는 후보님 말씀에 그리 큰 믿음이 가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님이 표를 쫓아 우왕좌왕인데 당선되더라도 당의 진로를 더욱 혼미하게 하고 할 거라고는 생각하시지 않는냐"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이어 "언제부턴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고, 국정 철학의 주요한 축인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의 가치는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거꾸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 국민 눈높이, 국민정서와 싱크로율을 높여야 한다. 전대가 열흘 남짓 남았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제대로 토론 좀 하고 논쟁 좀 하자"고 강조했다.


그러자 최고위원 후보인 신동근 의원은 이날 "당 내부에서 조 의원처럼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언제부턴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라는 (조 의원의) 인식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고 받아쳤다.


신 의원은 "최근에 통과한 임대차보호3법이 민생과 관련된 것이지 무엇인가"라며 "부동산정책, 일자리와 실업대책, 재정정책, 코로나 방역과 경제위기 대응 등 이 모든 게 민생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민생을 말하지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는 식의 프레임이 절대 우리 내부에서 작동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런 게 대표적인 보수 세력의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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