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처 호소한 강정호, 왜 복귀 의사 철회 했나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0.06.30 00:01
수정 2020.06.30 07:29

사과 기자회견에도 들끊는 여론에 부담 느낀 듯

키움 발표에 앞서 먼저 KBO리그 복귀 포기 의사

과거 세 차례나 음주운전에 적발돼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가 끝내 국내 복귀 의사 뜻을 접었다.


강정호는 29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KBO리그 복귀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긴 고민 끝에 조금 전 히어로즈에 연락드려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하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팬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팬들 앞에 다시 서기엔 제가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며 선처를 호소했던 강정호가 철회 의사를 밝힌 것은 사과의 뜻을 전한 이후에도 들끊는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거 신분이던 지난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으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KBO는 과거 세 차례나 음주운전에 적발됐던 강정호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열고 임의탈퇴 복귀 후 KBO 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하지만 KBO의 솜방망이 처벌 논란 속 강정호에 대한 여론은 계속해서 악화됐다. 계속해서 여론의 질타를 받은 강정호는 결국 지난 23일 사과 기자회견에 나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등을 돌린 여론이 다시 돌아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그는 비시즌 유소년 재능기부 등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지만 분위기는 싸늘했다.


오히려 “복귀를 안하는 것이 진정한 반성이 아니냐”, “진정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 생각하느냐”, “메이저리그서 계속 뛰었어도 사죄했을 것이냐” 등의 날선 질문들이 그에게 쏟아졌다.


거듭 사죄의 뜻을 밝힌 강정호는 어떠한 징계도 감수하겠다며 KBO리그 복귀 뜻을 굽히지 않았지만 기자회견 이후 며칠간 고심 끝에 먼저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다”며 “제 욕심이 야구팬 여러분과 KBO리그, 히어로즈 구단 그리고 야구선수 동료들에게 짐이 되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복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은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가 사실상 물 건너가는 순간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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