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금융비전포럼-축사]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 "금융 디지털혁신에 책임 수반돼야"
입력 2020.06.25 09:46
수정 2020.06.25 09:48
"그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도 고객 신뢰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 불가능"
"핀테크 협업, 금융지원으로 저금리·양극화 등 코로나19 극복 도와야"
김근익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25일 "금융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 생존을 위해 디지털혁신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해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책임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부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AC시대, 금융 넥스트노멀 생존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2020 글로벌 금융비전 포럼에서 축사자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 경향이 경제활동 전반으로 확산된 만큼 금융부문에서도 디지털전환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금융부문의 언택트 거래 비중은 2015년 39.4%에서 지난해 말 59.3%까지 상승했다.
특히 과거엔 금융기관 간 경쟁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정보통신(IT)기술을 바탕으로 지급결제, 자산관리 등으로 진출한 빅테크 기업과 경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금융회사들이 리스크 관리와 인력 운용 등 모든 영역에서 기존의 상식을 깨고, 디지털혁신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수석부원장은 "최근 비대면 금융거래에서 발생한 부정결제, 대출사기 등 사례는 안전성이 결여된 혁신의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 어떤 혁신적인 서비스도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서는 장기적 성장이라는 과실을 얻을 수 없는 만큼 디지털혁신에는 꼭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에서도 규제샌드박스와 지난 6월 8일 설치한 '제재면책심의위원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등 시장 금융혁신 노력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또 코로나19로 촉발된 저금리 환경에 대한 금융권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전례 없는 기준금리 0.5%시대를 맞은 만큼 예대마진(은행업)이나 자산운용수익(보험업) 같은 전통적 수익원천에 안주하면 금융회사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부원장은 "금융회사들이 새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핀테크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서 금융회사에도 이익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수익원천 발굴에 몰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금리로 여유자금이 부동산, 단기 주식투자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 쏠리면서 경제의 장기적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자산가격 버블 및 금융시스템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유동성과잉 상황에서 금융업이 실물부문으로 원활한 자금흐름을 중개하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실물경제 회복과 금융시스템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루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상황에서 금융권이 정부 당국과 보조를 맞춰 어려움에 처한 기업 및 자영업자 등에게 원활한 자금공급을 지원하는 등 취약계층 보호와 양극화 해소에 향후에도 적극 나서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김 수석부원장은 "다수 전문가가 코로나19사태가 그 어떤 감염병이나 경제위기보다 훨씬 큰 영향을 오랜 기간 전 세계에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말처럼 우리 금융기업들도 거대한 변화의격랑속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해 건실한 성장을 도모하고 소비자에게도 새로운 가치를 지속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