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피한 김포·파주 풍선효과 우려…오르면 또 뒷북정책?
입력 2020.06.19 05:00
수정 2020.06.18 23:05
‘대책 발표 직후 집값 주춤→재상승→추가대책’ 악순환 반복
“실수요자 주택 취득은 쉽고 보유는 가볍게 만들어야”
“저금리 유동성·공급부족 문제 해결 못하면, 효과 제한적”
6·17 부동산 대책에서 접경지역으로 분류돼 규제를 피한 경기도 김포·파주를 비롯한 ‘비규제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부동산 정책이 ‘대책 발표 직후 집값 주춤→재상승→추가대책 발표’라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근본적 대책없이 시장을 따라가기만 하는 뒷북정책으로는 집값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7일 국토교통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며 최근 주택가격 급등세를 보이는 경기, 인천, 대전, 청주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했다.
이번 대책에서 경기 김포와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 가평, 양평, 용인 처인구 일부, 남양주 화도읍 등 일부, 인천 강화·옹진 등 접경지역이거나 자연보전권역은 조정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규제지역에 집중되는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과 대전·청주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규제로 누르는 곳을 피해 나타나는 또 다른 풍선효과는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없다. 대책 발표 발표 직후 비규제지역 수혜를 노린 수요자들은 벌써 경기 김포와 대전·청주 인근의 천안·아산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김포와 파주의 경우 주건환경이 좋은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과 파주운정이 자리잡고 있어 수요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포시 풍무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가 난 이후 그야말로 전화통에 불이 났다”며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은 매수문의가 왔는데, 반대로 호재를 만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천안 청당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갭투자를 염두에 둔 전세 낀 매물이 있느냐는 전화를 여러 건 받았다”며 “청당동은 천안에서 신축아파트가 많은 지역 중 하나라 투자 문의가 쏠쏠하게 들어왔는데, 어제는 전국 각지의 전화를 다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원론적 수준의 답변으로 대응했다. 그는 “이번 대책으로 미비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다양한 대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갈곳 잃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투기 자금이 비규제지역으로 몰려 결국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감소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규제지역으로 지정이 되면 대출 등 불이익을 받게 되고 갭 투자 방지를 위해 전세자금대출도 규제를 받게 되는데 전세자금대출이 필요한 전세수요가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청약가점이 낮은 실수요와 자본력을 갖춘 갭투자 수요는 여전히 저평가 지역이나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패한 핀셋규제의 반복은 또 다른 풍선효과의 왜곡을 만들 뿐이라며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기존 대책패턴을 과감히 폐기해야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김 소장은 “저금리와 과잉유동성, 불안감, 타인에 대한 욕망으로 움직이는 물 줄기를 그냥 틀어막는다고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는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무주택자와 2년거주 3년 보유 1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주택 취득은 쉽고 보유는 가볍게, 그 외 다 주택 보유자들의 주택 취득은 어렵고 보유는 무겁게 하는 방향으로 부동산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연구원도 “집값 상승의 기저에 누적된 저금리 유동성과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번 대책 효과도 일정 수준에서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