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우울한 시상식, 그래도 박수 받을 대기록
입력 2020.06.14 08:35
수정 2020.06.14 08:35
두산전 앞서 KBO 역대 4번째 3500루타 시상식
수많은 대기록 김태균, 팀 연패 탈출 앞장 서야
한화 이글스 김태균(38)이 최근 부진한 팀 분위기 속에 어색한 시상식에 참가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두산의 경기에 앞서 김태균의 3500루타 시상식을 연다고 발표했다.
이날 시상식은 우천 서스펜디드(일시정지)로 중단된 전날 경기가 끝나고 당초 예정된 14일(일) 일정을 치르기 전 열린다. KBO에 따르면, 정민철 단장이 꽃다발과 기념액자를, KBO 정운찬 총재가 기념패를 김태균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큰 환영을 받아야할 시상식이지만 김태균의 마음은 무겁기 만하다. 연패 나락에 빠진 팀 사정 때문이다.
현재 18연패 중인 한화는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연패 기간 투, 타 엇박자 속에 수차례 대패하는 등 너무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한화다.
연패에 대한 많은 요인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팀의 중심타자 역할을 해줘야할 김태균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시즌 후 FA 재자격을 얻었던 김태균은 한화와 1년간 10억원의 단기계약을 맺으며 리빙 레전드로서의 대접을 후하게 받았다. 김태균 역시 부진했던 모습을 떨치기 위해 올 시즌 남다른 의욕을 갖고 임했다.
하지만 노쇠화는 현재 진행형이었고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는 모습의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타율 0.204 0홈런 3타점으로 매우 부진하다. 극약 처방으로 2군까지 갖다왔지만 크게 나아지지 못하며 한화 18연패의 원흉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김태균의 3500루타는 박수 받아 마땅한 대기록이다.
KBO리그에서 김태균에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양준혁과 이승엽, 박용택뿐이며 특히 우타자로는 첫 번째 대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총 168명이 3500루타를 기록했고 이 부문 역대 1위는 ‘홈런왕’ 행크 애런의 6856루타다. 일본에서도 29명만이 대기록을 작성했고,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22년간 2831경기서 5862루타를 써냈다.
김태균은 이밖에도 KBO리그 역사에 여러 족적을 남긴 대선수임에 틀림없다. 특히 ‘비율 스탯의 끝판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18년 현역 생활 중 3할 타율 이하로 내려간 적이 단 3번 밖에 없을 정도다.
이와 같은 꾸준함으로 KBO리그 역대 타율 부문 4위(0.322)에 랭크된 김태균이다. 무엇보다 통산 타율 10위 이내 우타자가 김태균 단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커리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명성이 기록지가 아닌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 자리 잡으려면 이에 걸맞은 활약이 필요하며, 지금이 바로 그러한 때다. 마침 전날 중단된 경기서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낸 김태균이다. 김태균의 간절함이 한화를 위기에서 구해낼지 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