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 이유식 배달 시장, 나홀로 성장
입력 2020.04.16 06:00
수정 2020.04.15 17:27
인구절벽 현실화에도 이유식 배달 시장 ‘승승장구’
맞벌이 부부 증가, 간편한 조리시간 등 육아 스트레스↓
전문가 설계 및 다양한 메뉴와 신속한 배송도 영향
‘인구절벽’ 현실화에도 불구하고 ‘배달 이유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식품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식품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지만 이유식 만은 나홀로 승승장구 중이다. 식품업계의 신기술 도입과 더불어 위생수준이 높아진 데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이유식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국내는 매달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자연증가 ‘마이너스’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다. 올해 1월 사망자 수는 2만8471명으로 지난해 1월과 비교해 4.0% 증가했고, 출생아 수는 2만6818명으로 11.6% 감소했다.
저출산 여파에 국내 분유 시장 역시 매년 10%씩 줄고 있다. 농수산식품공사(aT)는 국내 조제분유 시장 리포트를 통해 “국내 출산율 감소에 따라 조제분유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조제분유 생산과 출하는 출산율과 상당히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 ‘이유식 시장’만은 활기를 띄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이유식 시장은 2014년 403억원에서 2016년 620억원까지 규모가 확장됐다. 최근엔 공식적인 집계가 되고 있지 않지만, 이유식 업계에선 올해 1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유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각기 다른 장점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을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특히 원하는 시간을 선택하면 제품을 집 앞까지 따박따박 전달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와 소비자가 찾고자 하는 제품을 개인 취향과 생활패턴에 맞춰 전문가가 직접 선별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대세다.
이유식 큐레이션 서비스는 아이의 월령과 성장단계에 맞는 영양성분·물성·입자크기를 지닌 식단을 추천해준다. 또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포함됐는지 등도 알려준다는 점에서 초보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남양유업은 영양 맞춤 이유식 브랜드 ‘케어비’를 정식 출시했다. 케어비는 남양유업이 한국영양학회와 공동으로 단계별 영양을 설계한 이유식 메뉴 400종을 선보인다. 유전자 분석을 통한 ‘영양 맞춤 이유식’ 식단도 제공한다.
영·유아 전문 종합식품기업 아이배냇도 프리미엄 이유식 브랜드 ‘배냇밀’을 선보였다. 전문영양사인 ‘이유식플래너’를 통해 부모와 1대1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는 배냇밀 공식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골라 상담 신청을 넣으면 해당 예약시간에 맞춰 상담이 진행된다.
배달이유식 종류는 준비기부터 완료기까지 성장 단계에 맞춰 350여종을 선보인다. 소비자는 전문영양사가 직접 설계한 영양식단과 아기 월령과 상태에 따른 추천식단까지 아기에게 잘 맞는 다양한 이유식을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국내 이유식 배달 시장은 ▲풀무원 ‘베이밀’ ▲파스퇴르 ‘아이생각 이유식’ ▲본아이에프의 상온 보관 이유식 ‘베이비본죽 투고’ 등이 앞다퉈 경쟁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육아에 쏟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게 됐고, 아이에게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 부모가 늘면서 아이 1인당 가계지출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비싸더라도 내 아이에게 좋은 것을 찾아 해주고자 하는 소비 트렌드가 하나의 배경이 됐다.
여기에 조리 시간 단축이 큰 장점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이유식 배달을 찾는 부모가 많아졌다. 가정에서 조리하기 어려운 다양한 음식을 전문가 맞춤형 설계에 따라 골라 먹일 수 있다는 점 역시 시장을 키우는 촉진제로 작용했다.
특히 배송 시스템의 발달로 원하는 시간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다는 점도 이유식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탰다. 야외 나들이 등 비상용으로 챙기기 좋은 소포장 제품이 출시되면서 양 조절과 편의성이 동시에 높아졌고, 이같은 소비 흐름세는 더욱 빨라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배달이유식의 지속적인 성장의 배경은 다양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의 다변화, 생산기술의 발전,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1자녀 가정과 맞벌이 가정의 증가 등 다양하다”면서 “맞춤이유식과 같은 개인화 서비스의 발전, 물류체인, 다양한 결제 방식 등 산업 기반 시스템이 발전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배경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