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생산차질 3주째…"신차 효과 다 날릴라"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0.02.20 14:55
수정 2020.02.20 15:48

현대·기아차 와이어링 하니스 부족으로 일부 공장 또 멈춰

르노삼성 노사갈등 리스크 재발…한국GM 프레스 설비고장으로 21일 휴업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3주째 가동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산 부품 수급 부족이 지속되는가 하면, 노사 갈등과 설비고장까지 악재가 겹쳐 한창 판매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신차 출고가 늦어지고 있다.


2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일부 공장은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공급 문제로 이날까지 생산을 멈추고 휴업을 이어간다.


지난 4일부터 일부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을 감안하면 3주째 가동 차질을 겪고 있는 것이다. 중국 부품 공장들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이후 조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생산이 충분치 않아 공급이 불안정해 일부 공장의 추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 17일 울산 전 공장의 생산을 재개했으나 울산 1공장은 다음날인 18일 다시 휴업에 들어가 이날까지 가동을 멈춘 상태다. 이에 따라 벨로스터, 코나 등 차종이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울산 2공장도 21일 하루 휴업한다. 울산 2공장은 제네시스 GV80를 비롯해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조립하는 곳이다.


제네시스 GV80은 지난달 출시돼 한창 신차 효과를 누리고 있는 차종이고, 팰리세이드는 대형 SUV 붐을 타고 1년 넘게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다. 제때 물량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 고객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주공장 트럭·버스 생산라인도 17일부터 이날까지 휴업한다. 21일 이후 라인별 가동 시점도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화성·광주1·광주2 공장의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광명 소하리·광주3 공장은 이번 주말까지 문을 닫는다.


특히 소하리공장은 10일부터 시작한 휴업이 연장을 거듭해 21일까지 계속될 예정이어서 꼬박 2주간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카니발, 스팅어, K9, 스토닉 등이 생산되고 있다.


그나마 인기 신차인 K5가 생산되는 화성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게 기아차로서는 다행인 일이다.


광주 3공장의 봉고·트럭 생산라인도 당초 14일 가동 재계 예정이었으나 21일까지 밀렸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1~14일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부족으로 나흘간 휴업한 이후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노사 갈등으로 위협 요인이 남아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해온 임단협 교섭이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부분파업과 부분 직장폐쇄 등으로 대치하며 생산 차질을 빚었지만 내달 신차 XM3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말 노사가 한 걸음씩 양보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면서 집중 교섭을 벌여왔다.


하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또다시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 수탁생산물량 종료로 신차 XM3 판매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내달부터 시작되는 국내 판매에서 충분한 신차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물론, 생산 안정성과 품질 확보를 통해 르노 본사에 수출물량 배정도 어필해야 하지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모두 허사가 될 수 있다.


한국GM은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공급 문제로 17~18일 부평 1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19일 재개했으나 프레스 메인샤프트 베어링 파손 문제로 21일 또 다시 공장을 멈추고 점검한다.


부평 1공장은 한국GM이 지난달 출시한 신차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곳으로, 생산의 80~90%를 수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흘이나 가동 차질이 발생하며 내수용 계약 물량 인도는 더욱 늦어지게 됐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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