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오스카 캠페인, 송강호와 코피 많이 흘려"
입력 2020.02.19 11:56
수정 2020.02.19 11:56
'기생충' 국내 기자회견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4관광을 휩쓴 소감을 밝혔다.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봉 감독은"영화가 긴 생명력을 갖고 세계 이곳저곳 다니다 마침에 한국에 와서 기쁘고 감사하다. 기분이 참 묘하다"고 전했다.
오스카 캠페인에 대해 봉 감독은 "우리는 물량공세보다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승부했다"며 "저와 송강호 씨가 코피를 흘린 적이 많았다. 인터뷰는 600개 이상, 관객과의 대화는 100개 이상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홍보 과정이 낯설게 생각했던 적도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 작품을 밀도 있게 점검해 가는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촬영 기간보다 더 긴 오스카 캠페인을 마쳤다. 긴 기간을 행복한 마무리로 끝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기생충'은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봉 감독은 "현대사회의 빈부격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씁쓸함을 피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정면돌파하고 싶었다. 관객들이 불편해하고 싫어하실 수 있겠지만, 달콤한 장식을 하고 싶진 않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솔직하게 그리고 싶었다. 대중적으론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이 영화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짚었다.
'기생충'의 전 세계적인 흥행 요인을 묻자 "우리 이웃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뛰어난 배우들이 잘 표현해줬다. 우리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가 폭발력을 가진 것 같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전 세계 관객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화제가 된 수상 소감을 언급하자 "(수상 소감을 패러디한) 유세윤, 문세윤 씨 참 존경한다. 최고의 엔터테이너"라고 웃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휩쓸었다. 외국어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상과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 동시에 오른 5개 영화 중에서도 둘 모두를 수상한 작품은 없었다. 기생충은 작품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을 동시에 탄 첫 작품이 됐다.
19일 기준으로 '기생충'은 해외 영화제 수상 19개, 해외 시상식 수상 155개 등 총 174개 내역에서 수상했다.